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18일 시사대담 프로그램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둔화를 이같이 진단했다. 최 회장은 이날 대담에서 성장 중심의 정책 전환 필요성과 함께 인공지능(AI), 한일 협력 등을 핵심 돌파구로 제시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한 방송사 시사대담 프로그램(KBS 일요진단)에 출연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구조적 성장률 하락…성장 회복 필요”
최 회장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성장률 하락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낮아져 왔다. 현재 잠재성장률은 1.9% 수준이고, 실질성장률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며 “잠재력은 남아 있지만 이를 실질 성장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청년 일자리와 사회 안정, 국가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며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분배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성장 둔화가 지속할 경우 사회 갈등과 제도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AI는 문명 전환…국가 차원 전략 필요”
그는 AI 전략과 관련해서는 국가 차원의 명확한 방향 설정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AI는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석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수준의 변화”라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시장 조성 △POC(Proof of Concept) 지원 체계 구축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한국에 만들어서 한국만 사용하는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가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를 목표로 해야 지속적인 투자와 산업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AI 스타트업은 기존 벤처와 다른 ‘AI 제너레이션’이 중심이 되는 산업”이라며 “별도의 시장 생태계가 필요하고,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POC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조 공정 효율화를 위한 제조 AI와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AI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 구조 역시 중앙집권식에서 분산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판 솅겐조약만 도입해도 3조원 부가가치”
최 회장은 아울러 한일 협력을 새로운 성장 옵션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 혼자서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룰을 바꿀 힘이 제한적”이라며 “비슷한 문제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이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은 4위권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EU의 ‘솅겐조약’과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원의 부가가치가 생길 수 있다”며 “양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접근하면 다양한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1985년 체결된 솅겐 조약은 EU 회원국 간에는 국경을 지날 때 비자 혹은 여권 없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한 국경 개방 조약을 말한다.
◇“규제·형벌 중심 구조, 성장 유인 약화”
그는 기업 환경과 관련해서는 ‘성장할수록 규제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지적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면 인센티브가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규제와 형벌 리스크가 함께 커진다”며 “이 구조에서는 투자와 도전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정책의 핵심은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에 있다”며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자원 배분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 역시 유연해져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는 여전히 새로운 성장과 미래를 만들어갈 잠재력이 있다”며 “민간의 도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결합한다면 충분히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