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3배 베팅?"…금융당국, '고위험 레버리지 ETF' 도입 검토

경제

뉴스1,

2026년 1월 18일, 오후 02:06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2~3배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 투자상품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린 개인투자자(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고, 달러 유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국내에선 금지된 2배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이번 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가상자산 ETF 등 다른 고위험 투자상품으로의 다양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 2배 ETF…규제 탓에 '국장 밖' 거래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상품 규제 체계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개별 주식에 기초한 레버리지 ETF와 3배 레버리지 상품 상장이 사실상 허용되지 않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위에 '나스닥에선 가능한 것을 왜 국내에서는 못하게 하느냐'고 문제제기를 했고,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는ETF 구성 시 단일 종목 비중을 30% 이내로 제한하고, 최소 10종목 이상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3배 이상의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은 ETF 형태로는 상장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규제는 투자 위험도가 높아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원래 목적과 달리 투자자들의 해외 이동을 부추겨 달러 수요를 키우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결제액(매수+매도)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였다. 해당 기간 결제액은 491억 2383만 달러(72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 서학개미 결제액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레버리지 ETF였다.

국내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불가능하자 해외 운용사들은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했다. 국내 주식 투자도 달러로 해야하는 상황이 됐으며, 수수료 수익 역시 해외 운용사로 귀속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고배율 상품 도입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대세 하락장이 시작되면 레버리지 상품이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어서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은 하한가를 3번만 맞아도 투자금이 0원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과 지수 3배 레버리지 상품은 도박 상품에 가깝다"며 "폭락장에서는 금융위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86조원 규모 비트코인 ETF 시장, 한국에선 '불가'
가상자산 현물 ETF 역시 글로벌 흐름과 달리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는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이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물 ETF 출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 나스닥에선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 솔라나(SOL) 등 알트코인 기반 상품까지 거래되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현물 ETF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16일 오후 12시 11분 코인마켓캡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자산(AUM)은 약 1268억 달러(약 186조 원)로, 지난 2024년 2월 출시 당시보다 347.34%(약 4.4배)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중 2개는 가상자산 관련주였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 자금 유출로 이어져 결국 국내도 가상자산 파생상품과 ETF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의 '2025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 외부 이전 금액은 101조 6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5% 증가했다. 지난 2023년 이후 약 2년 만에 규모가 3.4배 늘어난 셈이다.

KDI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12월 "현물 ETF 도입은 기관자금의 유입을 촉진하고 시장의 내재변동성을 낮추는 등 가상자산 시장의 성숙을 견인한다"며 "향후에도 가상자산 ETF 시장은 기관투자 수요와 규제 도입 등에 힘입어 확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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