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발 '차액가맹금 줄소송' 비상…"프랜차이즈 업계 붕괴 우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8일, 오후 05:3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내수침체 및 경쟁심화로 성장 정체기에 빠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규제와 소송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가맹점주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가시화된 데 이어 최근 한국피자헛 판결로 촉발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확산하면서 생태계 붕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내 피자헛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2016∼2022년 지급한 차액가맹금 반환을 요구하며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 94명에게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필수 품목을 공급하며 받는 공급가와 원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마진을 말한다. 법원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오랜 관행(암묵적 합의)으로 여겨져 온 유통마진에 제동을 걸면서 유사 소송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협회가 집계한바에 따르면 bhc, BBQ, 교촌,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맘스터치 등 17여개 브랜드에서 차액가맹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피자헛 판결 직후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는 등 확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액가맹금 관련 판결로 업계 전반에 혼란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브랜드마다 계약 구조·수익모델·공급 방식이 서로 다른데 일률적으로 피자헛 사례를 그대로 들이대는 소송이 확산될 경우 불필요한 법정 분쟁과 업계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 단체를 노동조합과 같은 협상 주체로 인정하고, 규모와 무관하게 가맹본부와 협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번 조치는 가맹점 측의 권익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두고 혼선과 분쟁의 소지가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협상 대상 기준의 불명확성과 점주 단체의 난립 가능성 때문에 본부 측의 경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중소 브랜드 비중이 높은 현 상황에서 이 같은 부담이 신규 출점 억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협상 주체의 조건, 범위, 의사결정 기준 등 현장 적용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검증되지 않은 단체들이 여러 갈래로 교섭을 요구한다면 현장의 혼선과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와 가맹점주들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상생해야 하는 관계인데 자칫 적대적인 관계로 비춰질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성장 둔화에 직면한 프랜차이즈 업계가 규제 리스크와 소송 리스크라는 이중고로 산업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규제·소송 리스크가 겹치면 본사와 점주 모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면서 “이는 프랜차이즈 생태계 전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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