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틀은 확정, 갈등은 진행형…정부·재계 이번주 비공개 회동

경제

뉴스1,

2026년 1월 19일, 오전 06:10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오는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둘러싼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한 해석지침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종료하고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다만 해석지침 공개 이후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반발에 나서면서, 제도 시행 초기 현장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개정 노조법 제2조 해석지침(안)에 대한 20일간의 행정예고를 종료했다. 행정예고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제도 시행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로, 노동부는 이 기간 접수된 노동계·경영계·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해석지침은 개정 노조법의 핵심 쟁점으로 꼽혀 온 '누가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어디까지가 노동쟁의 대상인지'를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으로 '구조적 통제'를 제시했다. 원청이 직접 고용하지 않았더라도 생산 공정, 작업 방식, 근로시간 구조 등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경우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원·하청 간 업무가 단계적으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거나 공정이 상호 의존적인 경우, 원청이 교섭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이는 개정 노조법의 취지인 '실질적 지배력에 따른 책임 강화'를 행정 해석 차원에서 구체화한 것이다.

노동쟁의 범위 역시 '근로조건에 미치는 영향 여부'를 기준으로 정리됐다. 기업의 합병·분할·매각 등 경영상 결정 자체는 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해당 결정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등 근로조건 변경이 발생할 경우에는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 판단과 노동쟁의를 명확히 구분하되, 노동자 권리와 직결되는 사안은 교섭 테이블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용자성·쟁의 범위 기준 정리 마무리 수순이지만…노사 모두 반발
문제는 이 같은 기준에 대해 노사 모두가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계는 사용자 인정 기준이 여전히 엄격해 원청의 책임 회피 여지를 남겼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은 "원청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하려면 판단 기준이 보다 간명해야 하는데, 현 지침은 오히려 책임 회피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반적인 도급 계약 해지나 계약 불이행까지 구조적 통제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란봉투법 제3조, 즉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제한 기준을 담은 해석지침은 곧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노동부는 제3조 해석지침의 경우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설명서 성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손해배상 책임 범위와 배상액 산정은 본질적으로 사법 판단의 영역인 만큼, 행정부가 세부 기준을 제시할 경우 사법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판단은 법원에 맡기되, 제도 취지와 적용 방향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산업·고용장관, 재계와 비공개 회동…현장 혼선 최소화 위해 추가 소통
이처럼 해석지침의 큰 틀은 사실상 정리된 가운데, 정부는 제도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소통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삼성·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기업 임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현장의 우려를 청취할 예정이다. 해석지침 확정을 앞두고 재계의 의견을 직접 듣고, 제도 적용 과정에서의 부담과 쟁점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가 제안한 이번 회동은 노란봉투법 지침 확정을 앞두고 재계 의견을 직접 듣는 사실상 마지막 소통 창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사용자성 확대와 노동쟁의 범위 확대로 인해 원청 기업이 과도한 교섭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출 의존도나 공정 연계성 등을 근거로 사용자성이 폭넓게 인정될 경우, 대기업 원청이 다수 협력사 노동자와 직접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노동계는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유지되는 한 하청 노조의 실질적 교섭권 보장이 어렵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정부 입장은 해석지침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제도 시행 이후 현장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관리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앞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노동계든 재계든 의견을 취합해 수용할 예정"이라며 "입법 예고는 수용자 의견을 듣는다는 의미라 그런 차원에서 합리적 안을 적극 수용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미 행정예고를 거쳐 해석지침의 골격이 마련된 만큼, 이번 비공개 회동이 내용을 뒤집는 수준의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현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노사 양측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회동도 이런 소통 과정의 하나로, 양 장관이 기업 대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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