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체크포인트]신세계, 저성장 수익 둔화 속 재무안정성 시험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5:17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신세계(004170)가 저성장 국면에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차입금 규모가 확대되며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신세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다만 주력인 백화점 사업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재무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기보다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는 20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별로 보면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5년물 1000억원으로 신세계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고민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요예측을 앞두고 신세계의 재무 여력과 실적 흐름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와 투자자들은 신세계의 수익성 둔화를 주요 점검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 신세계는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둔화했다. 경기 둔화로 백화점 핵심 품목 소비가 위축된 데다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이익 지표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 신세계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074억원, 13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7%, 40.4% 줄었다. 매출은 4조7492억원에서 4조9958억원으로 5.2% 늘었다.

수익성 둔화는 현금창출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신세계의 지난해 3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7537억원 대비 6.4% 감소했다. 이에 따라 EBITDA 마진은 15.9%에서 14.1%로 1.8%포인트 하락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으로,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EBITDA 마진은 EBITDA를 매출로 나눈 값으로, 매출 대비 현금창출력 수준을 보여준다.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의 EBITDA 마진을 현재 신용등급인 AA보다 낮은 BBB~A급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까지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 높은 소비자물가로 가계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2024년 이후 공항 임차료 부담 증가와 특허권 수수료 환입 감소 등으로 면세부문 실적 저하가 겹치며 전사 수익성이 다소 하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투자 자금 지출로 차입금 확대 추세



수익성 둔화는 재무 구조에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과거 집행했던 투자 여파로 차입금 규모가 소폭 확대되며 부담이 늘었다는 평가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 2023년 이후 백화점 매장 리뉴얼과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사업양수, 인천공항 신규 보증급 납입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5조1758억원으로 전년 말 5조943억원 1.6%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3.4%로 적정 수준(30%)을 소폭 상회했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4조4928억원, 총 자본 대비 순차입금비율은 67.6%를 기록했다. 이는 통상 안정적으로 판단되는 50%보다 17.6%p 높은 수치다.

다만 차입금 부담이 적정 수준을 크게 상회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이 현 수준에서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다. 여전히 우수한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완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재무지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을 통해 5046억원의 현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전년 동기 4437억원 대비 13.7% 많은 수치다. 잉여활동현금흐름(FCF)도 16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FCF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제외한 실제 가용 현금을 의미한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우수한 사업기반을 토대로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을 유지하면서 자금 소요에 일정 수준 대응, 재무부담을 통제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신세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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