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석화 공룡들…업계 덮친 어닝쇼크 공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7:11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지탱해온 석화 공룡들이 실적 한파에 몸을 떨고 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석화 사업재편 최종안을 확정 짓더라도 실적 회복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석화 기업인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예상 실적 평균 추정치)는 1586억원 적자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 6797억원 대비 8000억원 넘게 이익 규모가 감소한 수치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전망 역시 어둡기만 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235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가 2배가량 확대된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실적을 밑도는 어닝쇼크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선 LG화학의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약 2000억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석화 업황 악화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장기화까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를 만드는 LG화학의 첨단소재 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모두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및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배터리 파워와 잇달아 공급계약을 해지하며 약 14조원에 달하는 계약을 잃었다.

롯데케미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은 3400억원까지도 확대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는 유가 및 제품 판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이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석화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진 영향이다.

해외법인의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신규 가동에 따른 초기 가동 비용이 대거 발생하며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최초로 짓는 나프타분해시설(NCC)로 총 39억5000만달러(약 5조8000억원)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석유화학 업계의 부진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한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본격적으로 석화 사업재편안이 실행되더라도 획기적인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NCC 석화사들은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며 구조 개편 1단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다만 이는 단지 초안 성격으로, 정부와 NCC 업체들은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 사업재편안을 최종 확정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사업 투자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버티는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사업재편과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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