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상품 마케팅 자제해달라"…금감원, 은행권 불러 단속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9:47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고환율 속에서 금융당국이 외화상품 판매 과열에 대한 경계수위를 끌어올렸다. 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달러 예금·달러보험 등 외화상품 전반에서 판매 속도 조절과 내부통제 점검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인터넷은행 등 11개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씨티·SC제일·카카오·토스·IBK·전북)의 외환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환율 급등 국면에서 달러 예금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고 소비자 보호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취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6일 보험사 고위 임원들을 소집해 달러보험 판매 현황과 내부통제 실태를 점검하고, 각 사에 자체 점검을 지시했다. 고환율을 앞세운 공격적 판매가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은 일부 금융사들이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환율 하락 시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사례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은행의 달러 예금 역시 ‘예금’이라는 명칭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오인되기 쉽지만, 고점에서 가입할 경우 환율 하락 시 이자 수익을 웃도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리만을 강조하고 환전·재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화 예금은 가입 시 환전 수수료와 만기 후 재환전 스프레드가 발생해 표면금리가 높아도 실제 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지금이 적기’, ‘이벤트 종료 임박’ 등 단기 이벤트성 문구가 소비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당국은 외화자산 비중 확대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환노출 달러자산 규모는 외환시장 거래량의 25배에 달한다. 환율 상승기에는 평가이익이 확대되지만, 환율이 반전될 경우 평가손실과 외환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은행 달러예금은 외환감독국이, 보험사 달러보험은 보험감독국이 각각 점검하되 총괄은 외환감독국이 맡아 관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화상품 판매 과정에서 위법·불건전 행위가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제재하겠다”며 “필요하면 현장검사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이날 외화 체인지업 예금 보유 미화를 원화로 환전할 경우 높은 환율 우대와 예금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외화자금의 원화 환류를 유도하기로 했다. 외화상품 마케팅 자제를 주문한 금융당국의 환율 안정 기조에 맞춘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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