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격차·업무 가중에 허리급 떠나는 금감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7:39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금융감독원에서 허리급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사를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과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갖춘 조직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최근 들어 업무 부담은 커지는 반면 보수는 시중 금융권에 비해 뒤처지고, 정치권의 입김마저 세지며 조직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스스로를 “형편없는 기관장”이라고 낮추며 임직원 처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9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 퇴직자 52명이 취업심사를 받아 이중 50명이 취업승인·가능 결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이 허가된 50명은 직급별로 △임원 1명 △1급 1명 △2급 21명 △3급 18명 △4급 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장 조사와 감독 실무를 담당하는 숙련된 인력인 3급(수석조사역·팀장)과 4급(선임조사역) 퇴직자가 전체 퇴직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금감원 저연차 직원들이 이탈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시중 금융권과의 보수 격차가 꼽힌다. 2024년 기준 4대 금융지주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약 1억 6675만원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은 1억 7800만원, 신한금융은 1억 6500만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1억 6400만원, 1억 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금감원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852만원으로 시중 은행권의 65.1% 수준에 그쳤다.

조직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금감원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020년 15.7년에서 매년 감소해 2025년 12.1년까지 떨어졌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퇴직 후 금융권 취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정 부서에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을 퇴직한 전직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피감기관을 관리한다는 금감원의 권한이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젊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함께 금융권을 준비했던 친구들과의 임금 차이가 훨씬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회사 감독·검사 업무에 더해 정치권 요구자료 대응,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 금융위원회의 지시에 따른 추가 업무가 한데 쏟아져 만성적인 과로 상태에 놓여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임직원들 급여 수준이 시중 금융권과 비교하면 70% 아래로 떨어져 60%에 그친 수준”이라며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기관장이다.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제가 고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에 대한 시각차도 존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나 금융위원회 직원들은 퇴직 후 관련 분야로 재취업할 길이 열려 있지만 일반 금융회사 직원은 퇴직 후 관련업계로 재취업하기 쉽지 않다”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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