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나 부당 내부거래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나 재계의 시각은 우려로 가득하다. 기업이 경영 효율성을 위해 수직계열화를 단행하거나 신사업 육성을 위해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행위조차 ‘잠재적 조사 대상’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 신설의 핵심이 ‘자발적 공시 자료의 무기화’에 있다는 점은 뼈아프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정위에 제출해 온 방대한 데이터가 앞으로는 조사의 판단 근거로 직접 활용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실히 제출한 자료가 언제든 조사의 칼날로 돌아올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경영에 임해야 한다. 전략적 투자 판단보다 규제 해석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본말전도’의 상황이 우려된다.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은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 속에 몸집을 불리고 속도를 낼 때, 우리 기업들은 감시망 대응을 위한 행정력 소모까지 염두해야 하는 처지다. 미국은 반도체법 등을 통해 수백조 원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주도 펀드로 자국 기업의 전방위 성장을 돕고 있다. 한국의 직접 보조금은 전무하다.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은 분명 중요하다. 다만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과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감시 강화가 기업의 투자 판단과 혁신 속도를 위축시켜서는 곤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