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폭탄 온다"…배달 라이더·편의점 알바도 퇴직금 보장(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1월 20일, 오후 05:44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한 배달라이더가 오타바이를 타고 지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와 편의점 아르바이트 같은 프리랜서 등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법안이 추진된다.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및 퇴직금 등의 보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인건비 부담 확대 및 고용 축소 등 역효과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일 고용노동부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기본법) 제정안을 패키지로 묶어 여당과 함께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근로자 추정제 핵심은 노무 제공의 입증 책임을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가 지도록 하는 것이다. 분쟁이 생겼을 경우 노무를 제공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면 근로자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근로자가 직접 자신의 노무 제공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와 편의점 아르바이트 같은 프리랜서 등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근로기준법상 규정을 적용받는다. 근로자 추정에도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보완 장치로 마련된다.

최대 870만명 적용될 듯…자영업자 '직격탄'
이번 입법으로 근로자로 추정될 수 있는 노동자는 최대 8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프리랜서 등 숫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24년 기준 국세청의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은 869만 명으로 추산된다.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근로기준법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다수 매장이 인건비 부담이 큰 구조이고, 소비 부진으로 매출까지 저하된 '이중고' 상황에서 퇴직금·수당 등 법적 의무가 더해지면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연차유급휴가 수당 및 연장근로수당을 적용할 경우, 상시 근로자 4인 고용 사업장 기준(시급 9860원 적용 시)으로 연간 4200만 원의 추가 임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진열된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5.7.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업계는 사업주가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일자리를 축소하고, 소비자의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건비가 증가하면 이를 수수료 등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가격이 인상되고 결국 산업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경영주 입장에선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키오스크 같은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등 근로자성 입증 책임이란 리스크에서 최대한 벗어나려 할 것"이라며 "소득과 일자리 모두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 대혼란…편의점도 축소 불가피
개별 현장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배달업계에선 배달 건수에 따라 각자 수입이 다른 라이더에 대해 어떻게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또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두 개 이상의 배달 플랫폼에서 일하는 라이더도 많은데, 어느 회사를 사용자로 봐야 할지의 문제도 생긴다.

배달 서비스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라이더의 노동자성이 인정될 경우 배달 콜을 받기 위한 대기 시간도 노동 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배달 플랫폼 입장에선 대기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어 배달 지연 및 서비스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4시간 운영 점포가 많은 편의점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로 인건비가 상승할 경우 심야 시간대 운영을 줄이거나, 업주 가족이 돌아가면서 심야에 근무하는 형태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점포의 폐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 및 사회적 합의를 거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5월 입법을 목표로 법 전문가 토론회 및 이해관계자 간담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배달 외부 협력사들이 제도 변화의 영향을 받을 경우 그 여파가 간접적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영향 범위와 수준은 향후 입법 세부 내용과 적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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