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롯데·현대 '2파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20일, 오후 07:27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핵심 사업권 입찰이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기존 사업자였던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모두 불참했고, 글로벌 면세기업들 역시 참여하지 않으면서 입찰 열기는 예상보다 차분해진 분위기다. 중복 낙찰이 불가능한 구조인 만큼, 롯데와 현대가 각각 하나씩 사업권을 나눠 갖는 구도가 유력시된다.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서편 회의실 앞에서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 관계자들이 접수 시간 종료를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제1·2여객터미널 내 DF1(향수·화장품)과 DF2(주류·담배·향수·화장품) 권역 면세 사업권에 대한 입찰을 마감했다. 최종적으로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만 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입찰 참가 신청서는 냈지만 막판 최종 입찰서 제출은 하지 않았고, 신라면세점은 참가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 두 회사 모두 과거 해당 사업권을 운영했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번 입찰에서는 사실상 발을 뺀 셈이다.

해외 면세기업들도 이번 입찰에 불참했다. 중국면세그룹(CDFG)과 태국 킹파워(King Power), 글로벌 1위 사업자인 스위스 아볼타(Avolta) 등 주요 해외 사업자 모두 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입찰설명회에 아볼타는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 참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CDFG는 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전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입찰은 기존 사업자였던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추진됐다. 두 업체는 2023년 입찰 당시 공사가 제시한 최저입찰금액보다 60% 이상 높은 금액을 써내며 사업권을 따냈지만,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와 환율 상승, 주류 온라인 면세 확대 등 악재가 겹치며 적자 늪에 빠졌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철수를 결정하며 각각 약 1900억원의 위약금을 물었다. 신라는 오는 3월 16일, 신세계는 4월 27일까지 영업한 뒤 매장을 비운다.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서편 회의실 앞 면세점 사업권 입찰 접수 현장. (사진=한전진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 객당 임대료는 DF1 5031원, DF2 4994원으로 2023년 대비 5~11% 낮아졌다. 하지만 임대료 인하에도 신라·신세계는 관망을 택했다. 지난 입찰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진 후유증도 있지만, 사업권을 중도 반납한 이력이 정성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해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소비패턴의 변화와 환경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입찰전은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두 업체 모두 DF1과 DF2에 각각 입찰서를 제출했다. 한 업체가 두 사업권을 동시에 낙찰받을 수 없는 구조인 만큼, 각 사업권을 하나씩 나눠 갖게 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시장 환경과 제안요청서(RFP)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DF1·DF2 구역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향후 프레젠테이션 등 남은 절차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다음 주 중 참여사들의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제안서 평가와 관세청 특허심사를 거쳐 낙찰 대상자를 선정한다. 계약 기간은 2026년 7월 1일부터 2033년 6월 30일까지 약 7년이며, 운영 성과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라·신세계와 해외 업체들까지 빠지면서 사실상 롯데와 현대의 2파전이 됐다”며 “경쟁이 줄어든 만큼 과열 없이 적정 수준에서 낙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업체 모두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에서 입찰가를 써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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