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회복세인데 청년만 '절망'…눈 낮춘 3100만원에도 갈 곳 없다

경제

뉴스1,

2026년 1월 21일, 오전 06:10

대구 취업박람회 전경(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News1 공정식 기자

우리 경제의 회복 기류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지만, 청년층의 고용 전망은 오히려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향후 6개월 뒤 취업 기회가 나아질 것이라는 청년층의 기대감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단순히 구직이 늦어지는 단계를 넘어, 아예 의지를 접고 노동시장을 떠나는 '쉬었음' 인구도 급증하면서 청년 고용시장이 구조적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비관적인 청년들…"내일이 안 보인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기회전망 CSI 지수는 92에 그쳤다. 특히 40세 미만 청년층의 지수는 91로, 40~50대(101)와 50~60대(102)가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비관론은 현장의 암울한 지표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청년층 고용률(45.0%)은 전년 대비 1.1%포인트(p) 하락했고, 실업자는 30대를 중심으로 급증했다.

가장 심각한 지점은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의 폭증이다. 지난해 30대 '쉬었음' 인구는 30만 9000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눈높이 낮춰도 갈 곳 없다…年 3100만원도 현실적 선택"
청년들의 구직 단절을 두고 기성세대는 흔히 '높은 눈높이'를 원인으로 꼽지만, 실상은 달랐다.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들이 취업 조건으로 내건 최소 임금(유보임금)은 평균 3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견기업 고졸 취업자의 평균 초봉(3,200만 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희망 고문'을 견디다 못해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쉬었음 청년 중 '취업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답한 인원은 2019년 28만 7000명에서 지난해 45만 명으로 5년 새 56%나 급증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청년 실업의 근본 원인"이라며 "기업 규제와 노동시장 경직성이 청년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8일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실업급여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2025.12.8/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만든 '합리적 포기'…구조적 해법 시급
양질의 일자리가 대기업과 공공부문에만 쏠려 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들을 장기 구직 혹은 포기로 내몰고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첫 직장에 따라 평생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나쁜 일자리를 피하고 좋은 기회를 기다리는 것은 청년 입장에서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짚었다.

결국 단기적인 일자리 체험 프로그램보다는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기업 투자 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해소하는 구조적 해법이 없으면 청년들의 노동시장 참여 유도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고용률 하락과 '쉬었음' 통계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년 고용 여건의 어려움을 주시하고 있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종합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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