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장 회복에도 환율 '불안'…4년째 美에 뒤처진 韓 펀더멘털

경제

뉴스1,

2026년 1월 21일, 오전 06:05

반도체 웨이퍼. © News1 황기선 기자

반도체 훈풍을 타고 한국 경제가 올해 2%대 성장을 회복할 전망이지만, 외환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대한민국 경제가 4년 연속 미국보다 천천히 성장할 것이라는 '성장 역전' 현상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급 대응을 넘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환율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회복세 접어든 韓 경제, 그러나 美보다 4년째 느린 성장 속도
21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 수준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세를 반영해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한 결과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도 우리 경제의 상방 요인에 주목하며 1.9~2.1% 수준의 성장을 예고했다.

문제는 이 같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는 오히려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IMF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2.4%로 상향했으며, 주요 글로벌 IB(투자은행)들도 미국이 우리보다 높은 2.3%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한국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미국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돈은 성장하는 곳으로 흐른다"… 서학개미 탈출이 키운 환율 압박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장률 역전이 단순한 수치를 넘어 실질적인 '자본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성장세가 높은 국가일수록 기업 실적과 자산 수익률 기대가 커져 글로벌 자금이 쏠리기 마련인데, 한국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는 원화 약세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보름여 만에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32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전체 매수액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 주식 시장으로 투자가 몰리는 것은 높은 성장률 기반의 투자수익률 기대 때문"이라며 "부동산, 주식 등에 대한 법과 제도를 자주 변경하지 않아야 정책 신뢰도가 높아지고 자본 유출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단기 대응으론 한계… 잠재성장률 끌어올려야 환율 안정"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 '성장 엔진' 자체를 수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기초체력이 강화돼야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회복되고 미국 주식 쏠림에 따른 환율 압박도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제고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중장기적 환율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관리도 과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미 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큰 변수"라고 우려했다. 김태봉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제 관세 협상 이행 과정에서 지속적인 압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미 정부의 반도체 관련 발언들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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