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000선을 사상 처음 돌파했다.
대통령 선거철 단골 공약이던 '코스피 5000'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5019.54포인트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코스피 5000"을 처음 말한 뒤 정권이 4번 바뀌고, 약 18년이 걸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7개월 반 만에 코스피를 85.98%(최고가 기준) 끌어올리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게 됐다. 글로벌 수익률 1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했다는 평이 나온다.
"정상이면 5000이라면서요?"…금융위기에 900선도 붕괴
처음 '코스피 5000'을 꺼낸 건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2007년 12월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을 방문해 "임기 중 코스피 지수가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 말을 꺼낸 날, 코스피 종가는 1895.05였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에도 코스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시에 속절없이 추락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장중 892.16까지 밀리며 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행히 MB 퇴임 전 2000선을 회복했지만, 호기롭게 외쳤던 '코스피 5000'은커녕,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대선 전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임기 5년 내에 코스피 3000 시대를 꼭 열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임기 중 증시는 1800~2200선 사이에서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이때 나온 신조어가 코스피가 박스 안에 갇혔다는 의미의 '박스피(박근혜+코스피)'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동학개미가 이끈 '삼천피 시대'…코스피 흔든 '계엄 리스크'
코스피 3000시대를 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특정한 코스피 목표 지수를 공약한 적은 없다.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건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팬데믹으로 2020년 3월 코스피가 장중 1439.43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글로벌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쏠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국장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운동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2021년 1월 6일 사상 최초로 장중 3000선을 돌파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장중 3316.08까지 올랐다.
다만 임기 말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유동성 파티가 끝나면서 문 전 대통령 퇴임 때 코스피 지수는 2610.81로 거래를 마쳤다.
다음 윤석열 정부는 직접적인 지수 목표 대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걸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이 핵심 키워드였다.
정책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코스피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야간 선물시장이 폭락하고 달러·원 환율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에 극심한 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다시 부각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8년 만에 현실이 된 '오천피 시대'
이재명 대통령은 탄핵 이후 극심한 정치 갈등과 미-중 관세 전쟁 속 임기를 시작했다. 후보 시절 "코스피 5000 달성"을 외친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로 가겠다"며 증시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부동산에 집중된 가계 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취임 70일 만에 발표한 국정과제에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을 정식 정책 목표로 포함하는 등 상법 개정에 나서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붐으로 촉발된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조선·방산·원자력 등의 랠리는 코스피 레벨업으로 이어졌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6월 4일 이 대통령 취임 후 코스피는 85.98%(최고가 기준) 상승하며 5000선을 돌파했다. 취임 7개월 반 만에 이룬 성과다.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레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이익이 꺾이지 않은 한 방향성은 바뀌지 않는다"며 "코스피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지수 급등에도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은 약 10.2배 수준으로 역사적인 평균레벨에 불과하다"며 "이익 모멘텀의 강도가 큰 만큼, 지수 상단을 추가로 열어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k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