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한화오션 제공) /뉴스1 DB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을 놓고 한국과 독일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잠수함 성능을 넘어 고용 창출과 산업 생태계 기여를 앞세운 '산업 패키지 경쟁' 양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도 외교·산업 연계 전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현재 한화오션(042660)·HD현대중공업(329180)으로 이뤄진 한국 '원팀'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올라 6월 발표를 앞두고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범정부 차원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라 외교·산업·공급망 전략이 결합된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캐나다 정부가 '바이 캐나디언'(Buy Canadian) 기조 아래 방산 조달을 자국 산업 육성과 연계된 국가 전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 차원의 제안만으로는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현대차·대한항공 지원사격 받아 G2G 공식화 가능성
23일 업계에 따르면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 특사단은 다음 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특사단은 캐나다 정부와의 면담에서 잠수함 사업과 연계한 조선·에너지·첨단 제조 분야의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대자동차그룹, 대한항공(003490) 등의 지원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잠수함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산업기술혜택(ITB)과 고용 창출을 중시하는 만큼, 이번 방문을 계기로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G2G) 협력 구상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독일 역시 잠수함 사업을 에너지,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과 연계한 범정부 패키지로 제안하며 캐나다 산업 정책과의 정합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사자인 한화그룹도 현지 접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납기와 검증된 기술력, 높은 신뢰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 법인 지사장으로 현지 국방 전문가인 글렌 코플랜드 사장을 영입했다. 코플랜드 신임 지사장은 캐나다 해군 장교로 임관해 22년간 복무한 뒤 록히드 마틴 캐나다에서 할리팩스 초계함 현대화 사업을 총괄한 인물이다.
또 캐나다 에너지 개발사 퍼뮤즈 에너지와 캐나다 뉴펀들랜드·래브라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의 공동 추진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에너지 분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전날(22일)엔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에게 산업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캐나다 전 지역에 걸친 투자 및 고용 효과 등을 소개했다.
한화, 캐나다 전역에 투자…"20만명 고용 창출 효과"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KPMG는 한화가 제안한 산업 협력 방안이 실행될 경우 2026년부터 2040년까지 누적 연인원(job-years) 기준 2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간 1만5000명 수준이다. KPMG는 조선과 철강, AI, 위성 통신 등 주요 산업 전반과 온타리오·퀘벡·브리티시컬럼비아·노바스코샤·앨버타 등 캐나다 전역에 걸쳐 투자와 고용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잠수함 사업이 건조 이후에도 유지·정비(MRO)와 성능 개량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수십 년간 지속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2040년 이후에도 고용 효과가 유지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투자 계획이 추가될 경우 고용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한화의 캐나다 내 협력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 고용과 산업 성장을 중심에 둔 접근"이라며 "다양한 산업 분야 투자와 캐나다 전역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십 년간 캐나다에 남는 산업 역량을 구축함으로써 경제적 회복력과 장기적 안보를 함께 뒷받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캐나다는 비(非) 유럽연합(EU) 국가 중 처음으로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데, 이는 독일 측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독일은 캐나다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라는 점도 앞세우고 있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