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3일 "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용 결과를 지켜보며 평생 믿어왔던 소신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며 적극 재정주의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재정 확대를 비판하고 윤석열 정부의 감세·건전재정 기조를 옹호했으나, 이날 청문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도그마틱(교조적인)한 긴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태세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절부터 지명 전까지 일관되게 긴축 재정을 주장하다가, 지명 후에만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하자 이처럼 답했다.
김 의원은 "과거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을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좋은 정책'이라고 평가하지 않았느냐"며 "외환위기나 코로나 위기 때도 긴축을 주장했던 분이 갑자기 적극 재정을 이야기하니 국민들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가 교육받은 대학과 KDI 모두 보수적인 전통이 강한 곳이라 저 역시 건전 재정을 중시했다"면서도 "하지만 윤석열 정부 3년을 지켜보면서 근본적으로 생각을 고쳐먹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재정준칙(관리재정수지 적자 3% 이내)을 내세우며 굉장히 긴축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가 위축돼 3년간 세수 100조 원이 결손 나고 국가채무는 200조 원이나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상황에 맞지 않는 '도그마틱(교조적)한 긴축' 때문에 오히려 재정이 악화하고 성장이 둔화했다"며 "많은 사람이 이를 두고 '자멸적 긴축'이라고 하는데, 저 역시 그 참담한 결과를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감세론자에서 증세 또는 재정 확대론자로 돌아선 배경을 묻는 말에 이 후보자는 "지난 2년간 방송에 나가지 않고 입을 다물고 사는 동안 평생 믿어왔던 것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며 "낙수 효과는 작동하지 않았고 재정 여력만 갉아먹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비판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는 유동성이 많이 풀려 있었고 거시경제 변수가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다"며 "당시 재난지원금 등 일률적인 현금 살포에는 반대했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는 지역·소득별로 차등 지원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 경제학자가 확장재정을 입으로 말해주는 방패막이 필요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지금같이 경기가 침체될 때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회복되면 재정건전성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맞다"고 답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지명이 되지 않아도 소신을 유지하겠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제 평생 건전재정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이 교과서와 현실 세계에서 많이 차이가 있었다. 바뀐 생각은 쉽사리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는 보좌진 갑질·부정청약·비망록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여야의 질의가 쏟아지면서 자정을 넘겨 이어갔다. 이에 재경위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기존 1월 23일 하루에서 1월 24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 계획서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min785@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