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무대에 공개돼 있다.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활용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높은 해외 의존도 탓에 공급망 리스크에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로봇 출하량의 70% 이상이 내수에 집중된 구조이기에 글로벌 경쟁력 격차 역시 일본 등 주요국과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5일 발표한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세계 4위, 로봇 밀도 세계 1위를 기록, 로봇 활용도 면에선 글로벌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과 공급망 측면에선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로봇 시장은 총 출하의 71.2%가 내수에 집중됐다. 이에 반해 산업용 로봇 설치 세계 2위인 일본은 출하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 간 글로벌 경쟁력 격차는 여전히 컸다.
특히, 한일 양국 간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 업스트림(원자재·소재)-미드스트림(핵심부품·모듈)-다운스트림(완제품·SI)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상의 구조적 차이'가 확연했다.
한국은 로봇 구동에 필수 소재인 영구자석의 88.8%(2025년 기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정밀감속기‧제어기 등 주요 구성부품 역시 일본과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로봇의 핵심 기능을 좌우하는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이 40%대에 머물면서, 로봇 완제품 생산 확대가 소재·부품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지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자원 빈국이지만 폐모터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자원화 기술과 특수강·정밀자석 등 고급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업스트림 단계의 공급망 충격을 완충하고 있다. 미드스트림에서도 하모닉드라이브(감속기), 야스카와(모터)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핵심 부품 시장의 60~70%를 점유하며 안정적인 '수직 통합형'의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고정밀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공급망 안정화와 신시장 주도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기업 차원에선 핵심 소재·부품 수요-공급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R&D) 강화, 탈(脫)희토류 기술 확보, 로봇-SI-사후서비스 결합 패키지형 수출 확대, 보안‧신뢰성 기반 클린 로봇(Clean Robot) 마케팅 등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신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 차원에선 국산화 리스크 분담 및 공공 수요 창출, 도시광산 기반 재자원화 체계 고도화, 'K-로봇 패키지' 글로벌 레퍼런스(납품실적) 창출 지원, 국내 시험·인증 체계와 국제표준 간 정합성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실 한국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그동안의 제조‧활용 중심의 전략을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향후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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