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숫자에 자만할 때 아냐"…임원들에 마지막 기회 강조(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25일, 오후 03:00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숫자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갈등 상황에 놓인 한국의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 회장의 메시지를 공유했다. 삼성은 지난주부터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4조원, 올해 120조원 돌파가 점쳐진다. 올해는 특히 전년 대비 두 배를 뛰어넘는 실적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실적 개선에 안주하지 말고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임원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내부 ‘기강 다잡기’를 넘어 삼성의 ‘다음 국면’을 겨냥한 경고로 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지난달 11월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당 메시지는 교육 과정 중 영상을 통해 전달됐다. 특히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미중 기술 패권 갈등 속에서 현재 위기 상황을 환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선대회장은 2007년 1월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의 중요성이 커졌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확대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담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번 영상은 이 회장이 사장단과 임원에게 전하는 사실상 신년 메시지 성격이 짙다. 이 회장은 지난해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를 다지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반도체 부문 부진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임원들에게 강한 위기의식을 주문한 것이다.

올해 역시 실적 회복 국면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단기 실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다.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통해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재도약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원들에게 강도 높은 실행력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중심 경영 △우수인재 확보 △기업문화 혁신 등을 중요한 과제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를 수여했다. 지난해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던 것과 대비된다. 위기 이후 실행을 강조하며, 단순한 ‘각오 다지기’를 넘어 성과로 증명하라는 주문이 담겼다.

이 회장 등 삼성 일가는 오는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 총출동한다. 이 선대회장과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의 성공적인 첫 해외 전시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삼성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미국 정·재계 인사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는 이 선대회장의 ‘문화보국’(文化報國)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다.
지난해 삼성이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에게 전달한 크리스탈 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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