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25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임산부용 커피로 여겨지던 디카페인 커피가 최근 직장인들의 오후 생존템으로 등극했다. 제로 슈거(Zero Sugar) 열풍이 식음료계를 휩쓴 데 이어, 이제는 제로 카페인이 새로운 소비 코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2024년 디카페인 원두(생두+원두) 수입량은 7023t(톤)으로 사상 처음 7000t 고지를 밟았다. 이는 2018년(1724t)과 비교하면 불과 6년만에 4배 이상(307%) 폭발적으로 성장한 수치다.
시장 판도를 바꾼 건 접근성이다. 과거 스타벅스 등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디카페인 옵션이 최근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 커피 브랜드로 전면 확대됐다.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500~800원가량 비싸지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함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따지는 저가 커피 고객들도 ‘수면의 질’과 ‘건강’을 위해서는 기꺼이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추세”라며 “오후 2~4시 사이 디카페인 주문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인이 사라진 자리는 다채로운 차(Tea)가 채우고 있다. 씁쓸한 녹차나 둥굴레차에 머물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과일이나 탄산수를 섞은 ‘티 에이드’, 우유를 더한 ‘밀크티’,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입맛을 저격한 ‘쑥·흑임자 라떼’ 등 다양한 변주가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지난해 전체 티 음료 판매량이 8% 성장했고, 특히 20대 고객의 티 음료 구매량이 전년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몽 허니 블랙티’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부동의 판매 1위 음료로 자리 잡았고, 공차 등 티 전문 브랜드뿐만 아니라 코스 요리처럼 차를 즐기는 ‘티 오마카세’ 문화까지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뉴노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은하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커피를 ‘잠을 쫓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했다면, 지금의 2030 세대는 음료를 나를 돌보는 리추얼(의식)로 여긴다”며 “카페인 부담 없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디카페인과 티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