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정무수석이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 정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의 국민적 평가를 유심히 살펴봤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26.1.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면서, 18년 만에 부활한 기획예산처는 출범과 동시에 수장 공백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대통령실은 통합 인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초대 장관 인선이 무산되면서 재정 정책 컨트롤타워의 정책 동력 약화와 인선 전략 재조정이라는 이중 과제가 동시에 떠올랐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의 국민적 평가를 유심히 살펴봤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홍 정무수석은 이 대통령의 지명철회 결정 배경에 대해 "이 후보자를 지명하실 때 야당의, 다른 정당의 보수 진영에 계신 분을 모셔 온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적 눈높이와 도덕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함으로 인해 장관 취임까지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정치적으로는 통합 인사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이 후보자 지명이 보수 진영 인사를 포용해 사회 통합 메시지를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인선의 상징성과 현실적 검증 사이의 간극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기조 자체는 유지하되, 향후 인선에서는 검증 기준과 접근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제는 인사 실패의 여파가 고스란히 기획예산처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예산처는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 설정, 중기재정운용계획 수립, 부처 간 재정 조정 등 정부 재정 운용의 핵심 축을 맡고 있다. 특히 정권 초반에는 재정 기조를 둘러싼 정치적 판단과 조율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장관 공백 상태가 길어질 경우 정책 조정력과 추진 속도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관가에서 나온다.
현재 기획예산처는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내년도 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실무 일정 자체는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지만, 지출 구조조정이나 부처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은 장관급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산적한 실무 과제 속에서 '톱다운' 조정이 부재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정책 추진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명 철회로 차기 인선 전망 역시 불투명해졌다. 대통령실은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성을 가진 분을 폭 넓게 쓰겠다는 근본적 취지, 대통령의 통합 의지는 계속 유지된다"면서 기획예산처 장관 자리를 특정 진영 몫으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통합 인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동시에, 차기 후보자가 반드시 보수 진영 인사일 필요는 없다는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어느 방향의 인선을 택하더라도 검증 과정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새 후보자 물색과 사전 검증, 인사청문회 절차까지 고려하면 수장 공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기획예산처는 상당 기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고, 정권 초반 재정 정책의 중심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관가에서는 자연스럽게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와의 대비도 거론된다. 당시 기획처는 대통령의 강한 신임을 바탕으로 예산 편성과 재정개혁을 주도하며 실세 부처로 자리 잡았다. 반면 이번 기획예산처는 출범과 동시에 인사 논란에 휘말리며, 정책 주도력과 존재감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라는 평가다.
결국 이번 지명 철회는 단순한 인사 실패를 넘어 정권 초반 재정 정책 운영의 불확실성을 키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차기 장관 인선이 조속히 이뤄질지, 아니면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화할지에 따라 기획예산처의 위상과 국정 초반 재정 운용의 안정성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획예산처는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로 수장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주요 업무 추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기획예산처는 출입기자들에게 "예산처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민생 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freshness410@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