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 권지혁씨(가운데)와 누나 권효령씨(왼쪽)이 함께 일하고 있다. 권지혁씨는 하나금융그룹의 ‘보호자 동반 인턴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편의점에서 6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나경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세븐일레븐에서 25일 만난 권지혁(23)씨는 하나금융그룹의 보호자동반 인턴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에서의 책임감, 일을 해내며 쌓은 자존감을 갖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씨는 경계선지능청년으로 가족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고민이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카페에서 10개월간 일했지만 카페 경영 악화로 첫 직장을 잃었다. 오랫동안 자격증을 준비한 끝에 일자리를 구했지만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누나인 권효령씨는 경계선지능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찾던 중 하나금융의 보호자동반 인턴십을 발견해 지원했다. 하나금융은 다른 사업장과 연계해 경계선지능·발달장애인 청년에게 보호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인턴십을 제공했다. 6개월이라는 안정적 근무기간을 보장하고 ‘아이들과미래재단’을 통해 직무·사회성 교육을 제공했다.
권지혁씨가 지난해 8월 편의점에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의 모습을 지켜본 권효령씨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사회성, 책임감을 기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순발력 있는 대응이 필요한 편의점 업무를 스스로 해내면서 동생이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혁씨는 화·목·토 주 3회, 하루 5시간씩 근무한다. 아침 8시까지 출근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10분께 집을 나선다. 편의점에는 휴일이란 게 없어서 추석연휴에도 근무했다. 지혁씨는 6개월간 지각·결근 없이 일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태도, 책임감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출근 후 시재 맞추기, 매대에 모자란 상품 채워넣기, 아침 샌드위치·김밥·도시락 정리하기, 폐기 등록 등의 일을 한다”며 “처음 2주 동안은 누나와 함께 일해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누나가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지지를 해줘서 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편의점은 신상품, 할인상품, 1+1 제공 등 매일 새 이벤트가 많고 손님들이 수시로 오기 때문에 암기력, 순발력,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지혁씨의 가족들도 처음에는 ‘난이도가 높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누나 효령씨는 “초반 2주간 제가 손님인 것처럼 시뮬레이션을 하고 담배 종류도 같이 외우며 일했더니 나중에는 스스로 루틴화를 해서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혁씨는 편의점 6개월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식당 등 다른 업종의 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인턴십을 하며 사회성, 직무교육도 계속 받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데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효령씨는 “이런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동생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프로그램이 확대돼서 동생과 같은 친구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5월 보호자동반 인턴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발달장애·경계선지능청년 총 17명에게 6개월 인턴십과 함께 직무·사회성 교육을 제공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향후 직무를 확장해 더 많은 지원자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고용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 권지혁씨(가운데)와 누나 권효령씨(왼쪽)이 함께 일하고 있다. 권지혁씨는 하나금융그룹의 ‘보호자 동반 인턴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편의점에서 6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나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