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목 ‘루센트블록 대책’ 투트랙 밟는다…與 “불공정 논란 따질 것”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27일, 오후 07:51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둘러싸고 불공정 심의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스타트업 루센트블록 관련 후속 대책을 두 갈래로 추진한다. 예비인가 결과 자체는 전적으로 소관부처인 금융위 판단에 맡기되,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해선 범부처 차원의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여당 역시 내달 국회가 열리면 정무위 차원에서 불공정 심의 논란과 제도개선 방안을 점검할 예정이어서, 28일 금융위의 STO 예비인가 최종 결과를 기점으로 정치적 산업적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관련해 장관급 논의를 한 뒤 후속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가 이번 사태 전반적인 경과를 공유했고 중기부와 공정위는 각 부처 관점에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의에 참여한 한 정부 관계자는 ‘루센트블록 관련 정부 대책을 어떻게 추진하는지’ 묻는 이데일리 질문에 “인가 여부는 전적으로 금융위 판단으로 맡기고, 많은 분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는 관련한 6개 해당 부처에서 검토하기로 했다”며 “지속적으로 장관급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회의를 열고 인가 관련 최종 결과를 확정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금융위를 비롯해 중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가 ‘규제 샌드박스 5법’에 따라 소관 분야별로 운영하고 있다. 부처 간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국무조정실이 조정 역할을 맡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조각투자 허가 문제는 어떻게 됐어요라고 질문한 뒤 인허가 절차에 대해서는 의심도 많고 걱정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하게, 공정하게, 떨어지는 사람은 무조건 억울하다고 생각하니까 최대한 납득할 수 있게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KTV)
앞서 금융위는 지난 7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열어 한국거래소·코스콤(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NXT) 컨소시엄을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금융위는 28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과를 확정한다. 증선위 결정대로 확정되면 지난 7년여간 관련 STO 사업을 해온 루센트블록은 탈락하게 된다.

대전에 본사를 둔 루센트블록은 2018년 금융위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규제 샌드박스)받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그동안 이용자 50만명과 누적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금융사고 없이 발행·유통해 왔다. 그동안 758개 규제 샌드박스 참여 기업 가운데 해당 사업을 최초로 시작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STO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탈락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루센트블록의 탈락 가능성이 거론되자 시장에서는 정부 승인 아래 STO 시장을 개척해 온 스타트업이 제도권 진입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만들자며 스타트업 지원을 강조했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1호 토큰증권발행(STO) 기업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는 지난 20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금융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목숨을 걸고 사즉생의 각오로 50만 고객들을 지키는 게 1순위"라고 강조했다. 회사명 루센트블록은 투명한, 빛나는 뜻의 루센트(lucent)와 벽돌, 블록체인 뜻의 블록(block)을 결합한 것으로 빛처럼 투명한 블록체인 거래를 하겠다는 의미다. (사진=루센트블록)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인가를 받지 못하면 규제샌드박스 지위 소멸로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인가 과정의 불공정성, 기술 탈취 논란, 규제 샌드박스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허 대표는 20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50만 고객들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조 이데일리 1월21일자 기사 <“내 빽은 2618일 동고동락 50만 고객들…사즉생 각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조각투자 허가 문제는 어떻게 됐어요”라고 질문한 뒤 “인허가 절차에 대해서는 의심도 많고 걱정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하게, 공정하게, 떨어지는 사람은 무조건 억울하다고 생각하니까 최대한 납득할 수 있게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민주당은 정부 투트랙 대책과 별도로 정무위를 중심으로 루센트블록 관련 불공정 심의 논란,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정무위)은 통화에서 루센트블록 대책 관련해 “정무위 차원 논의를 하고 있다”며 “여러 문제점,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어서 불공정 논란 관련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차상 논란 관련해서는 ‘공정위 패싱’ 논란까지 제기된 상태다.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제24조제3항에 따르면 금융위가 인가 승인 시 경쟁 제한성이 우려되는 경우, 공정위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KDX컨소시엄과 NXT컨소시엄은 여러 금융사가 출자해 신설 법인을 만드는 구조다. 따라서 이들 컨소시엄이 공정위 사전 협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받지 않고 공정위를 건너 뛰었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루센트블록은 사업 활동 방해 및 기업결합 신고 의무 위반과 관련해 공정위에 신고한 상태다.

허세영 대표는 "758개에 달하는 규제샌드박스 참여 기업 중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난 7년간 본래의 사업 모델을 지키며 생존해 온 사실상 유일한 스타트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 전 단계에서 출자승인을 받으면 금산법 및 공정거래법 규정에 부합한다”며 “과거 부동산 신탁사 경쟁인가(2018~2019년)도 동일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법인 디엘지(DLG) 안희철 대표변호사는 이데일리에 “공정위 협의 없이 예비인가 처분이 이뤄지는 경우 해당 처분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접수된 신고에 대해 언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어려움을 계속 어필하고 있다”며 루센트블록 관련해 전향적인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에서는 루센트블록이 예비 인가를 통과할지 여부에 대해 “인가에 대해 언급할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이같은 여러 얘기들과 우려들을 정무위에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무위는 공정위, 금융위 소관 상임위다. 이 의원은 “기존의 제도 틀 안에서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샌드박스를 개편할지 등을 다 포함해서 정무위에서 살펴볼 것”이라며 제도개선 방안 검토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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