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인덱스가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 가치에 대해 “나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달러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사진= AFP)
◇ 대내외 재료 환율 하락 압력↑…석달만에 1420원대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28일 환율은 정규장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일(1446.2원)보다 23.7원(1.67%) 내린 1422.5원을 기록했다.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42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1431원으로 전일 대비 하락하며 출발한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오후 2시 20분쯤에는 1420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21일(1419.7원) 이후 약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약세 용인 발언과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강했다. 엔화 강세 흐름 역시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요인이다. 미·일이 공조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엔 환율은 152엔대까지 떨어졌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엔·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올해도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하향 안정 발언과 이어진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 확대 소식 등 대내 요인도 원화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은 지난 20일에 1478.1원으로 마감한 이후 6거래일 만에 55원 넘게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6대에서 움직였다. 지난 19일에는 99대에서 등락하면서 100을 넘봤으나, 최근 5거래일 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간밤에는 95.5 선까지 떨어졌다.
과거와 비교하면 달러인덱스 대비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1350~1360원대에서 움직였던 지난해 6월 중순 달러인덱스는 98 선에서 등락했다.
◇ 환율 상승 심리 전환 vs 더 지켜봐야
대내외 재료들이 환율 하락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다 환율 상승으로 기울어져 있던 시장 심리가 돌아서면서 저가 매수세도 줄어들고 있어 하향 안정화를 점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아직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절하돼 있지만 점차 정상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외적으로 달러화의 하락 모멘텀이 강력하게 형성됨에 따라 환율은 당분간 1400원 초반대를 향한 하향 안정화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화는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과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이벤트가 달러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환율의 하락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장기 추세까지 낙관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재정 정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언제든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고, 그때마다 달러 수요가 되살아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조금 더 달러 약세, 엔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공약이었던 소비세 인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이행된다면 엔화 약세 심리를 재차 자극할 수 있고, 미·일 간 외환시장 개입 실제 행동이 나타나지 않으면 지금 흐름이 장기화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환율) 추세는 아래쪽인데 속도가 고민되는 부분”이라며 “고점을 낮추면서 상반기 중에 하단을 확인할 것 같고, 1400~1420원 정도가 변곡점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