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주재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금감원은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하나 금융감독업무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며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금감원 운영 및 업무 전반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수는 있을 것이나 주무부처 중심의 현행 관리·감독 체계와의 중첩으로 자칫 자율성과 전문성 훼손이라는 비효율적 결과가 초래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공운위는 “주무부처가 공공기관 지정에 준하는 엄정한 경영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겠다”며 공공기관 지정 대신 금융위를 통한 금감원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에 따라 공운위는 금감원의 정원조정·조직개편 시 금융위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장의 업무추진비 상세내역과 ESG항목 등을 공개하는 등 알리오(ALIO)를 통한 경영공시도 강화된다. 복리후생 규율대상항목도 확대된다.
재경부는 또한 검사, 인·허가, 제재 등 금융감독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강화하는 쇄신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의 업무가 제재 위주로 운영됐다고 평가하고 이를 사전·컨설팅 검사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했다. 검사결과 통지 절차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방안도 충실히 이행되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재경부는 이러한 지정유보 조건을 금감원 경영평가편람에 반영해 유보조건 관련지표 배점을 확대하고 세부평가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중대 위반이 발생할 경우 0점을 부여한다. 금감원은 지정유보 조건 이행 여부를 공운위에 보고해야 하며, 공운위는 향후 유보조건 이행에 따른 경영효율화 성과 등을 평가해 내년에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위 역시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대신 주무부처 통제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중론”이라면서도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통제할 수도 있지만 주무부처가 공공기관 이상으로 통제하는 것이 실효적이지 않냐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간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해왔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올해 초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 중립성, 자율성 부분은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가 (이미) 금감원의 예산과 조직에 대한 결정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다면 ‘옥상옥’”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금융소비자보호와 업무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을 피했지만 ‘조건부 유보’ 결정에 따라 위와 같은 정부의 요구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운위 결정 취지에 맞게 금융감독의 공공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내부 경영혁신과 유보조건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정 여부와 별개로 금감원의 생존이 소비자보호에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