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 눈물에 ‘반전’”…조세심판원, 차은우 운명도 가른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후 05:11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배우 이준기, 박희순, 이하늬 씨에 이어 가수 겸 배우인 차은우 씨도 머지않아 조세심판원으로 향할 전망이다. 이들 연예인들은 ‘1인 기획사’를 통한 탈세 혐의로 과세당국으로부터 세금을 추징 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질과세 원칙을 내세운 국세청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연예인 사이에서, 조세심판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 이하늬 탈세사건, 조세심판원 ‘고심 중’

배우 이하늬 씨(왼쪽)와 차은우 씨(사진=이데일리DB)
차은우 씨 측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은 이하늬 씨의 사례다. 이 씨가 강남세무서로부터 추징 당한 60억원대 탈세 건은 현재까지 조세심판원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30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 결과, 이 씨는 지난해 말 조세심판원에서 열린 조세심판관회의에 직접 출석해 탈세 의혹에 관해 소명했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 세무대리인과 함께 심판관회의에 출석하는 건 이례적으로, 이 씨는 회의장에서 눈물을 쏟은 걸로 전해진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당초엔 국세청이 유리하단 평가가 우세했지만, 이하늬 씨가 직접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심판관 4명 중 3명이 이 씨 측 불복 주장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재판관회의는 끝났지만 조세심판원은 이 씨 사건을 종결짓지 않았다. 대신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유사한 조세심판관합동회의에 부칠지 여부를 고심 중인 걸로 알려졌다.

심판원장을 포함해 12~20명 심판관이 모이는 심판관합동회의는 △청구사건에 대한 결정이 다수의 납세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등 국세행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납세자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소집된다. 이준기 씨(9억원), 박희순 씨(8억원), 차은우 씨(200억원대) 등 다른 연예인들의 ‘1인 기획사’ 탈세 사건들도 줄줄이 걸려 있는 만큼, 이 씨 사건의 결과가 미칠 파급력을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 차은우, 이하늬처럼 ‘세종’ 선임…“심판원 전망 비관적”

차은우 씨 측이 지난해 말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으로 세무대리인을 바꿔 대응에 나선 데에도 이하늬 씨 사례를 참고하겠단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세종’은 이하늬 씨 측 세무대리인도 맡고 있다.

‘세종’을 선임한 차 씨 측은 국세청에 청구한 ‘과세 전 적부심’ 결과를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다만 차 씨의 소속사인 판타지오가 과세적부심에서 82억원 추징을 뒤집지 못했기 때문에 차 씨도 과세적부심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는 게 세무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부심에서 지더라도 적부심 결과 통지를 통해 주요쟁점들을 확인하고 조세심판원에서의 대응 논리를 보강할 수 있기 때문에 차은우 씨 측이 적부심을 중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차 씨가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한다면 승산은 얼마나 있을까.

세무업계에선 이하늬 씨보다 비관적인 상황이란 시각이 많다. 이하늬, 차은우 씨의 탈세 건에 ‘1인 기획사’라는 공통키워드만 있을 뿐 둘은 전혀 별개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안원용 세무법인다솔 상무는 “차 씨 모친이 법인 주소지를 강화도 장어집에 둔 건 뼈아픈 잘못”이라며 “차 씨 연예활동 지원을 위한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걸로 보여져 용역 제공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안 상무는 “2022년 말~2023년 초에 차은우 씨와 본래 소속사인 판타지오 간 재계약을 하는 시점에 차 씨 모친의 법인을 끼워넣은 게 차별화된 용역 제공을 위해서였다고 주장한다면 그나마 유리한 정황”이라며 “이외엔 현재로선 차 씨에 유리한 정황이 전혀 없어 보인다. 조세심판원이든 법원이든 모든 연예인 탈세사건 중 가장 최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연예계 관계자는 “1인 법인을 둘러싼 세법 해석 차이로 발생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하늬, 차은우 씨 사건은 유사점이 있다”며 “차 씨의 경우, 언론에서 지목한 강화도 장어집과 차 씨 모친이 법인 업무를 본 사무실은 인접해 있긴 하나 엄연히 별도 건물이었고 현재는 임대 후 업종 변경을 위한 공사 중으로 안다”고 했다.

강남세무서와 엮인 이하늬 씨와 달리 차은우 씨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나서 조사했단 점도 차 씨에 불리한 정황으로 꼽힌다. 세무업계 다른 관계자는 “서울청 조사4국은 방대한 자료 수집과 참고인 조사로 국세청을 통틀어 조사의 퀄리티(질)가 가장 높은 곳으로, 일선 세무서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과세 논리가 치밀하고 탄탄해 뒤집기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하늬, 차은우 씨는 조세심판원에서 과세불복 주장을 기각 당하더라도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국세청은 심판원에서 패하면 더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과세처분을 취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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