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관세' 카드 꺼내…"韓 기업에 대미 투자 압력 늘 것"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후 06:2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대미 투자 확대 압력이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다.

SK하이닉스의 16단 HBM3E 칩. (사진= AFP)


국제금융센터는 30일 ‘최근 트럼프 정부 반도체 관세 부과의 기업 영향 및 함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AI 반도체 관세 조치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 ‘H200’, AMD ‘MI325X’ 등 고성능 AI 가속기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중국을 겨냥한 기존 제재 기조를 미국 내 공급망 재편 수단으로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은 대만과는 반도체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상호 관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대만 대표 반도체 기업이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인 TSMC의 미국 투자 확대와 맞물려 나온 결정이다. 대만은 △반도체 △AI △에너지 분야 등에 2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를 확약했으며, TSMC가 해당 투자의 대부분을 부담할 전망이다.

이은재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등을 통한 대미투자 확대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쟁점으로는 투자 품목과 중간재 원산지 추적 여부 등이 거론된다”고 짚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대미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투자 요구 품목(메모리 웨이퍼팹)과 현재 투자품목(파운드리, HBM 패키징 등)이 달라 문제시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해 한국 반도체의 대미 직수출 비중은 8%(138억 달러)로 표면적으로 낮으나, 섹션 232 발동 시 최종재 뿐 아니라 중간재 원산지도 추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자료= 국금센터)


국금센터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대미투자 압박 등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메모리 산업의 일방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 따른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의 관세 전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고율 관세나 전면적인 미국 생산 강제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관세와 보조금, 규제 완화를 결합한 ‘압박과 인센티브 병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한국 기업의 설비 투자 계획과 공급망 재배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시적인 변수로 남을 수 있다.

이 부전문위원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거래적 현실주의에 입각한 통상 기조가 강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위한 미국의 대미투자 압박은 국내 기업들에 지속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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