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레거시 브랜드 삼킨 넥스트…오프라인서 온라인으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는 최근 러셀앤브롬리의 브랜드와 지적재산권(IP) 등을 약 380만파운드(약 7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넥스트는 브랜드와 일부 핵심 매장만 인수하고, 나머지 30여 개 매장은 운영 중단 또는 철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러셀앤브롬리는 1873년 설립된 영국 전통 슈즈·가죽제품 브랜드다. 클래식 가죽화와 레더 액세서리로 인지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소비 둔화와 비용 상승이 겹치며 점포 중심 모델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브랜드 경쟁력은 남았지만 매장 유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구조조정 성격의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브랜드 인수를 넘어 유럽 리테일 인수합병(M&A)의 성격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유통기업 인수가 점포 수를 늘리거나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요즘 영국과 유럽에서는 브랜드만 가져오고 매장 고정비는 줄이는 방식의 거래가 늘고 있다.
실제 넥스트는 과거 자체 의류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전통적 소매업체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외부 브랜드를 인수한 뒤 플랫폼에 입점시켜 온라인·물류·데이터 역량을 결합하는 구조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현지 자본시장에서 넥스트를 ‘상품 판매 기업’이 아닌 ‘브랜드 유통 인프라 기업’으로 보고 있는 이유다.
◇영국서 잇따르는 레거시 인수…리테일 산업 재편 '뚜렷'
영국에서는 이 같은 형태의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레거시 브랜드들이 독자적으로 점포망을 유지하기보다 대형 리테일 플랫폼의 온라인·물류 체계 안으로 편입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유통의 주도권이 제조·브랜드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소비 접점과 데이터, 물류 효율을 장악한 사업자가 리테일 공룡을 삼키며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미국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 기업 마키브랜즈는 영국 전통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라 애슐리의 브랜드 IP를 인수했다.
마키 브랜즈는 전통 브랜드의 상표권과 디자인 자산을 확보한 뒤 이를 글로벌 유통·라이선싱 네트워크에 얹어 상품 기획과 생산, 판매를 파트너사에 맡기는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재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같은 해 영국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온바이는 한때 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던 가전 소매 브랜드 코멧의 브랜드 IP와 온라인 사업권을 인수했다. 회사는 현재 코멧의 인지도를 자사 플랫폼에 얹어 고객 접점 및 상품 선택권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실질소득 둔화로 소비 여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대형 매장 중심 모델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커졌지만 매출 성장은 둔화됐다. 브랜드는 남기고 매장은 줄이며 유통은 플랫폼이 맡는 구조가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