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재인상 압박 속…1월 수출액 역대 최고치(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7:04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33% 넘게 증가하며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돌파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한 모습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위협 등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은 우리나라 수출 환경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658억 5000만달러(약 95조 5000억원·통관기준 잠정)로 전년대비 33.9% 늘었다고 1일 밝혔다.

1월 수출은 역대 1월 중 최대실적으로, 1월 중 처음으로 6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14.0% 증가한 28억달러로 역대 1월 중 1위 실적이다. 월간 수출은 작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선 1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05억달러를 기록해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1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03%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전체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반도체 호실적은 인공지능(AI) 서버향의 높은 수요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모리 고정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1월 국제 메모리 고정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더블데이터레이트(DDR4·8Gb) 752%, DDR5(16Gb) 661%, 낸드(NAND·128Gb) 334% 상승했다.

자동차 수출은 설 연휴 이동으로 인한 조업일수 증가와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호실적에 힘입어 21.7% 증가한 60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20억 3000만달러·66.9%↑), 디스플레이(13억 8000만달러·26.1%↑), 석유제품(37억 4000만달러·8.5%↑), 바이오헬스(13억 5000만달러·18.3%↑) 등 품목의 수출도 증가했다.

15대 주력 품목 외에도 전기기기(13억 5000만달러·19.8%↑), 농수산식품(10억 2000만달러·19.3%↑), 화장품(10억 3000만달러·36.4%↑) 등도 각각 1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전체 수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자료=관세청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요 9대 수출시장 중 일본과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7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대(對)중국 수출(135억 1000만달러, 46.7%↑)은 설 연휴와 춘절이 지난해 1월에서 2월로 이동하면서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늘고 중국의 수입수요가 확대돼 큰 폭 증가했다.

대미국 수출은 120억 2000만달러로 작년보다 29.5% 증가하며 역대 1월 중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관세 영향 속에 자동차·자동차부품·일반기계 등 다수 품목이 부진했으나 반도체 수출이 세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구체적으로 1월 대미 수출에서 반도체는 17억달러로 작년보다 169% 늘었으며, 자동차는 19억달러로 13% 감소했다. 차부품과 일반기계 역시 전년보다 각각 25%, 34% 감소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이 컴퓨터, 무선통신 단가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여타 IT 품목 수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동차·부품 등 전통산업은 수출 회복 속도가 더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재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 통상환경은 또다시 안갯속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수출 실적 흐름을 보면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양호하게 갈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이 재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대미 투자가 일정 규모에 미치지 못하면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만큼, 반도체 관세가 올해 수출 향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장관은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의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품목·시장·주체 다변화를 통해 대외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 구조를 확립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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