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넘어 휴머노이드로…로봇 시장, K배터리 '구원투수'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7:15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로봇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이 피지컬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휴머노이드 등 로봇 시장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로봇용 배터리로는 하이니켈 기반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가 주로 채택되고 있다.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다르게 탑재되는 공간이 제한적인 만큼, 높은 에너지밀도와 순간적인 고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ESS 시장이 중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위주로 형성되고 있는 반면, 로봇의 경우 국내 기업들에 더 유리한 환경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로봇 기업들과의 협업을 늘리는 한편,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6개 이상의 주요 로봇업체에 제품을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2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2월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협약을 맺고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와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에 2170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온은 현대위아의 물류·주차로봇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온의 로봇이 탑재된 물류로봇과 주차로봇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공장 ‘EVO 플랜트’에서 새벽 순찰을 돌다 ‘응급환자’를 발견한 사족보행 로봇 스팟.(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배터리 업계는 향후 휴머노이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경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채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작동 시간을 늘릴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 높은 출력과 긴 구동시간을 달성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는 이같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업계 중에선 삼성SDI가 가장 빠른 내년을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리터(ℓ)당 900와트시(Wh)의 에너지 밀도를 가진 황화물계 전고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용 흑연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9년에 양산한 뒤 휴머노이드용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상용화하겠다고 목표를 구체화했다. 무음극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무게와 부피를 줄이면서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어 용량이 제한적인 휴머노이드에 최적의 제품으로 평가된다.

SK온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겼다. ℓ당 800Wh급 전고체 배터리를 우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전고체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하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피지컬 AI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만큼 로봇 시장 성장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며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통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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