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듣다 상품 구매"…홈쇼핑 생존 전략된 '몰입형' 콘텐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4:22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홈쇼핑 업계가 ‘보는 쇼핑’에서 ‘경험하는 쇼핑’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설명을 넘어 콘텐츠를 매개로 고객의 참여와 몰입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TV홈쇼핑 매출 감소에 더해 모바일 라이브방송 경쟁까지 격화되자,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 방송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온스타일 대표 셀러인 이민웅, 박혜연이 ‘더 김창옥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J온스타일)
1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콘텐츠를 시청하다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발견형 쇼핑’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CJ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방송을 중심으로 콘텐츠 IP 54개를 편성했다. 전년대비 40% 늘어난 규모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라이브방송 거래액은 전년대비 52.2% 증가했고, 연간 누적 순접속자 수는 80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신년 첫 콘텐츠 IP인 ‘대국민 쇼핑 솔루션 더 김창옥 라이브’를 선보였다. 김창옥의 강연을 중심으로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이다. CJ온스타일은 강연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몰입형 IP’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첫 방송 매출은 전주 동시간 대비 60% 늘었고, 방송을 통해 앱을 처음 이용한 신규 고객 비중도 평소보다 10%p 상승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콘텐츠(강연)에서 커머스로 전환될 때 다른 방송들보다 판매 추이가 폭발적으로 올라갔다”며 “상품에 이야기를 입히니 확실히 다른 양상의 판매 그래프를 보였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캐릭터, 아티스트, 셀럽, 지식형 콘텐츠를 활용한 IP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걸그룹 트리플에스 멤버 24명이 모두 출연한 한정 기획상품 ‘미소녀즈 컬렉션’ 판매방송을 진행했다. 60분간 포토카드 약 2만 4000장이 판매됐고, 시청자 참여 톡 수는 일반 방송 대비 6배 이상 많았다. 구매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84%, 신규 고객 비중은 64%에 달했다.

지식형 콘텐츠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유영만 한양대 교수의 신작 ‘전달자’ 출간을 기념한 북콘서트를 열었다. 현장에는 독자 200명이 참석했고, 라이브 시청자 수는 3만명에 이르렀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아티스트 IP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동시에 재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 콘텐츠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라이브 유영만 교수 북콘서트 (사진=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은 영화와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2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관련 방송을 진행했다. 감상 관전 포인트, 줄거리 등을 소재로 쇼호스트가 토크 방송처럼 진행하며, 주연 배우 인사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티켓은 극장에서보다 저렴하게 판매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전까지 자사에서 볼 수 없었던 문화 콘텐츠를 확장해 향후 쇼케이스 등 콘텐츠 역량을 더한 방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은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은 셀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배우 소유진이 진행하는 ‘소유진쇼’는 2024년 9월 론칭 이후 1년간 51회 방송에서 누적 주문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상품의 3분의 1 이상을 신상품으로 편성해 빠른 안착을 유도했다. 백지연 전 앵커가 진행하는 ‘지금 백지연’에서는 로보락 로봇청소기를 65분 만에 22억원 이상 판매하며 주목을 받았다.

홈쇼핑 업계가 콘텐츠 차별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시장 침체가 있다. 한국TV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전체 매출액은 2020년 5조 8948억원에서 2024년 5조 5724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아울러 TV홈쇼핑들의 돌파구로 여겨지던 모바일 라방마저 네이버·유튜브 등 플랫폼으로 확산되며 차별점이 필요해졌다.

여기에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발견’하는 소비 행태가 확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발견형 쇼핑을 2026년 주요 이커머스 트렌드로 꼽았고, CJ메조미디어 역시 커머스 시장이 검색 중심에서 콘텐츠 기반 발견형 쇼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콘텐츠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 속에서 IP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검색과 비교 중심의 구매 방식보다 콘텐츠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에 맞춰 전략 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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