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개편 과정에서 함께 살펴보겠다는 것이지만, 연내 도입될 가능성은 작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실증 대상 확대나 전력 사용 시간 분산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당국은 오래전부터 주택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도입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태양광 중심의 전력 공급 변화를 고려했을 때 궁극적으론 모든 분야의 전력 요금제가 시간대별로 달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그간 주택 분야 등에서 실증 사업을 진행하며 반응을 살폈다.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가 지난 2019년 약 2년간 전국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증했고, 이를 토대로 2021년엔 제주 지역에서 각 가정이 여름철 누진요금제나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실증 사업에도 정부가 이를 우선 순위에서 배제한 것은 주택 등 분야에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여름 누진 요금제와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가입한 가구 수는 전체의 0.3%에 불과한 1200여 가구에 그쳤다. 게다가 이 가운데 일부는 요금이 더 비싸다는 판단에 누진제로 돌아가기도 했다.
또한 현 누진제와 동일한 수준에서 요금제를 설계하다 보니 가전 이용 시간대를 저녁을 피해 낮으로 옮긴다는 정책 취지 효과도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실증을 위해 만든 주택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는 오후 4~10시 요금을 가장 높이고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의 요금을 가장 낮추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전문가들도 사실상 실패한 제주 사례의 내륙 도입보다는 국내 전체 전력수요의 절반을 웃도는 산업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부터 최적화한 후 순차적으로 다른 분야의 요금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가정에선 여름·겨울 냉·난방 수요 변화가 가장 크기에 계절 요금제를 중심으로 소비 패턴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론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일차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상은 산업용”이라며 “주택용에도 도입은 필요하지만 반발에 부딪혀 무산될 가능성을 고려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당장 도입할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를 고려해 전력 다소비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실증 확대나 각 가정의 시간·계절별 전력 수요 이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전은 이미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22년 시범도입한 에너지 캐시백은 전년대비 사용량을 줄인 가구에 줄인 만큼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로 작년 말 150만 가구가 참여 중이다. 또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 피크 시점에 전기 사용 중단을 요청하고 이에 호응 시 인센티브를 주는 수요반응(DR) 제도를 운영 중이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정부 계획대로 재생에너지가 크게 늘어난다면 장기적으론 반드시 주택용에도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모든 사람이 비싼 시간대 전기를 아끼거나 소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역시 “당장은 산업용이나 일반용(상업용)을 타깃으로 수요 시간대를 유도하되 교육용, 농업용 등 다른 용도별 요금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