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곰탕'으로 美·유럽·日 미식가들을 사로잡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2일, 오전 06:01

[하남(경기)=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다들 제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돼지곰탕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더라고요. 가볍게 시작한 게 아니에요. 나름 20년 넘게 요리한 사람입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에서 닉네임 ‘뉴욕에서 온 돼지곰탕’으로 활약했던 옥동식 셰프는 최근 경기 하남시 ‘옥동식 송파하남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옥 셰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창업한 음식점 ‘옥동식’은 돼지곰탕이라는 하나의 메뉴를 앞세웠다. 돼지곰탕이라는 메뉴는 식재료와 음식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고 공부한 결과라는 게 옥 셰프 설명이다.

경기 하남의 ‘옥동식 송파하남점’에서 옥동식 셰프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페이히어)


◇한식에 꽂혔다…‘직원식’에서 탄생한 ‘돼지곰탕’

옥 셰프는 ‘장’, ‘김치’ 등 한국 토종 재료나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요리를 처음 시작한 대학생 시절 한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두루 공부했지만 유독 한식에 꽂혔다. 직접 발로 뛰며 전국 각지의 음식을 공부했던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옥 셰프는 “대학교에 다닐 때 방학 때마다 지역을 많이 다녔다. 지역 어르신들이 요리하는 걸 옆에서 보고 배우기도 하고 교회 봉사를 다니며 권사님들의 조리법을 익히기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 음식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한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2017년 핸드픽트호텔에서 총괄셰프로 근무하던 시절 옥 셰프만의 돼지곰탕이 탄생했다. 그는 “돼지곰탕이나 돼지국밥에 매력을 느끼고 메뉴를 선정한 건 아니다. 버크셔K(한국형 흑돼지)라는 돼지고기를 오랫동안 써왔기 때문에 그 고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며 “그 고기를 가지고 소고기 뭇국처럼 끓여서 직원들 식사로 제공했는데 너무 맛이 좋더라. 5개월 정도 메뉴를 발전시켜서 레시피가 완성됐고 지금의 돼지곰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옥 셰프는 호텔의 신메뉴로 돼지곰탕을 내놓고 싶어했다. 그는 “(신메뉴를) 호텔에 제안했지만 별로라는 반응이 돌아왔다”며 “독립을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너무 좋은 메뉴라는 확신도 있었기 때문에 이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됐다”고 음식점 ‘옥동식’ 창업 배경을 밝혔다.

◇미국·유럽·일본까지…“디지털·현지 파트너 활용”

‘옥동식’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도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2017년 서울 마포구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가게는 2022년 미국 뉴욕, 지난해 7월 미국 하와이, 8월 일본 도쿄, 12월 프랑스 파리로 확장됐다. 특히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에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 매장 매출이 2~3배 뛰었다. 옥 셰프는 “한식이라고 해서 모든 재료를 한국에서 수입할 수는 없어서 가능하면 그 지역 재료를 쓰려고 했다”며 “나라마다 땅이 다르고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맛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한식이 가지고 있는 돼지곰탕의 맛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운영 효율성을 꾸준히 높인 것도 매장을 성공적으로 확장한 비결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인력’이다. 일할 사람 자체가 부족하고 어렵게 고용한다고 해도 인건비는 큰 부담이다. 국내 매장은 송파하남점을 중심으로 페이히어 테이블오더·주방 주문 관리 시스템(KDS)부터 고기 굽는 인공지능(AI) 로봇까지 도입했다. 옥 셰프는 “(직원이) 직접 주문받을 필요가 없어 확실히 손이 덜 간다. 페이히어 테이블오더 주문이 포스기와 주방까지 연결돼서 시간이 대폭 줄게 된다”고 밝혔다. 나라마다 적절한 디지털화 방식을 선택하는 융통성도 갖췄다. 그는 “일본 매장에서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해 키오스크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배 창업자들을 위해 옥 셰프는 메뉴 개발과 세계 진출 모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찍부터 뉴욕에 있는 호스피탈리티(외식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현지 운영 파트너 회사)와 함께 현지 식재료 조달 방식 등 세계 각국 진출을 고민했다. 옥 셰프는 음식점으로 세계에 진출하려면 현지 파트너를 잘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옥동식 매장을 제외하고 세계 각지에 있는 매장은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해외 매장은 시간도 많이 들고 비용도 많이 든다. 매장 공사나 허가 문제가 한국보다 엄격한 편이고 행정 처리 자체도 한국보다 매우 느리다”며 “파트너와 함께 했는데도 해외 진출에 5년 넘게 걸렸다. 절대 쉽게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경기 하남의 ‘옥동식 송파하남점’에서 옥동식 셰프가 돼지곰탕에 사용되는 고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페이히어)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