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하지만 인지수사권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를 두고 양 기관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금융위는 불법사금융처럼 현장성과 즉시성이 요구되는 범죄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외에도 보험사기, 보이스피싱 등 소비자 피해가 직접 발생하는 범죄까지 특사경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표면적으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사 범위를 둘러싼 조율이 진행 중인 셈이다.
금융권의 시선은 수사권 도입 그 자체보다 ‘어디까지, 어떤 절차로 행사될지’에 쏠려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인지수사권은 매우 강한 권한인 만큼 제도 설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명확한 개시 요건과 외부 통제가 전제되지 않으면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사경 도입 취지가 민생침해범죄의 신속 대응에 있다면, 기존 검사·제재 기능과 분리된 독립적인 수사 트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감원이 수사기관의 성격을 띠게 되면, 금융사의 경영 행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지수사권을 가진 특사경이 상시적으로 작동할 경우, 금융사들이 법적 리스크를 과도하게 회피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신기술 도입이나 신사업 진출, 이종 산업과의 결합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단계에서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사실관계가 확정되기 전 중간 검사 결과나 조사 착수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피의사실 공표와 유사한 낙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평판 리스크는 물론 주가 변동성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가 특히 우려하는 대목이다. 금융권에서는 혐의 제기, 조사, 조치 등 절차 단계를 명확히 구분하고 무죄추정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에선 특사경 도입이 불가피하다면 견제 장치를 제도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사 대상 범위를 열거주의로 제한하고, 인지수사 착수 요건과 증거 기준을 엄격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사 개시 단계에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 심의 절차를 두고, 금융사의 의견 제출과 정정 요청 등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불필요한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다뤄야 할 쟁점이 많고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모두 고려해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