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 다섯 번째)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왼쪽 여섯 번째)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네 번째)와 함께 생산시설을 돌러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2/뉴스1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전에서 '자동차 산업 협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방산 기술력을 넘어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동차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가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여서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캐나다에 자동차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생산전략과는 다소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한한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특임장관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독일은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라며 "이런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다면 방산을 넘어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퓨어 특임장관은 CPSP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로, 직접 '자동차'를 언급한 것은 이번 수주전이 단순한 방산 기술 경쟁을 넘어 자동차 분야에서의 실질적 기여도가 핵심 평가지표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군 전력 증강이 아닌 자국 내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을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하며 제조 기반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수주전 과정에서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메시지는 반복적으로 감지됐다. 현지 언론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독일에는 '폭스바겐' 공장을, 한국에는 '현대차' 공장 설립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캐나다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는 캐나다 내 완성차 공장 설립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서 대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을 가동 중인 상황에서 추가 공장 건설은 사업성과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대신 수소 산업을 협력의 핵심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자원 등 장점을 활용해 수소 분야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수력·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결합하는 수소 밸류체인 협력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공장은 아니지만, 에너지 안보 강화와 산업 구조 재편이 시급한 캐나다 정부의 정책 기조와 부합한다는 평가다. 캐나다 측에서도 현대차의 수소 기술과 사업 경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은 이미 자동차 분야 협력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독일의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은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독일 측의 대표적인 산업 기여 사례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어떤 형태의 산업 협력 로드맵을 제시하느냐가 수주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차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kb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