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서 40% 추락했는데…예측시장 "비트코인 더 떨어진다" 베팅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5일, 오전 08:27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근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다. 그럼에도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달러까지 떨어질 확률을 80% 이상으로 높게 보고 있다.

작년 10월 역사상 최고점 대비 비트코인 등락률(자료=블룸버그)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이날까지 40%나 급락한 7만3000달러 언저리까지 내려왔다. 비트코인을 끌어 올렸던 상승 모멘텀과 서사(내러티브), 그리고 헤지(위험회피) 자산이라는 주장까지 한꺼번에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예측시장의 대표 주자인 탈중앙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 계약 가격에 따르면 이 시장 투자자들은 올해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까지 하락할 확률이 82%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가보다 약 11% 더 낮은 수준이다.

우려스러운 건 더 비관적인 베팅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연말에 5만5000달러 아래에서 마감할 가능성은 약 60%까지 올라왔다. 반면 비트코인이 10만달러까지 반등할 확률은 연초 80%에서 54%로 크게 낮아졌다.

단기(만기 짧은) 계약에서는 약세 기울기가 더욱 뚜렷하다. 폴리마켓의 한 2월물 시장은 비트코인이 3월1일까지 7만달러 아래에서 거래될 확률을 72%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이달 초보다 35%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약 170만달러 규모의 베팅 자금이 이 결과에 걸려 있으며,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출과 거시 변수와의 상관관계 붕괴가 의구심을 키우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의 실시간 비관론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렉스(Marex)의 일란 솔롯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예측시장 상황은 현재 시장의 약세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한 점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가상자산시장 심리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바닥을 기고 있다. 당시 주말에 발생한 돌발 급락으로 여러 포지션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충격 이후 가상자산시장은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 주말 추가 매도세가 나오며 분위기는 더 악화됐다. 전체 가상자산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5000억달러로, 10월 4조달러 이상에서 크게 줄었다.

헤지펀드 판테라캐피털(Pantera Capital) 댄 모어헤드 창업주는 “하락장은 레버리지를 쓴 사람들에게 매우 잔혹하다”며 “지난해 10월10일에 붕괴된 자금 규모는 2022년 11월의 이전 급락 때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고통이 크고, 그런 투자자들 중 상당 수는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만큼 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실제 작년에는 미국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가격을 떠받쳤다. 비트코인 ETF에만 수백억달러가 유입됐던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지지대’가 사라졌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ETF는 최근 3개월간 약 40억달러 가까운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씨티그룹 알렉스 손더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현물 ETF로의 자금 흐름이 눈에 띄게 둔화됐는데, 이는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새로운 돈의 주요 원천”이라며 “이 같은 신규 수요 부진은, 장기 보유자들이 비트코인의 경기순환적 약세를 우려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렸다”고 썼다.

다만 예측시장의 ‘군중의 지혜’는, 월가의 일부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이 강조해 온 ‘디지털 토큰의 반등’ 전망과는 정면으로 대비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이자 핀테크 인플루언서인 톰 리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이 15만~20만달러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스탠다드차타드와 번스타인도 목표치를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랠리를 기대하고 있으며 두 곳 모두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5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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