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먹거리 가격 10개중 8개' 상승…차례상 물가 비상

경제

뉴스1,

2026년 2월 06일, 오전 06:00

2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한우 할인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2026.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기록했지만제수용품인 조기 가격이 1년 전보다 21%나 뛰고 쌀값도 18.3% 급등하는 등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 먹거리 품목 10개 중 8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수용품과 외식비 등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설 명절 성수품 공급을 늘리고 할인행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물가 관리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지시했다.

물가 2%라는데…조기 21%·상추 27%↑…설 차례상 비용 '부담'
6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전체 먹거리 품목 190개 중 78.9%에 해당하는 150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이 내린 품목은 37개(19.5%)에 그쳤고, 변동이 없는 품목은 3개였다.

조기(21.0%)와 쌀값(18.3%) 외에도 고등어(11.7%)와 달걀(6.8%)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금(金)사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급등했던 사과는 10.8% 오르며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소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상추는 27.1% 폭등했고, 보리쌀(21.9%), 현미(17.7%), 찹쌀(16.2%) 등 곡물류 가격도 10~20%대 오름세를 보였다. 명절 떡국에 쓰이는 떡 가격은 5.1% 올랐고, 국산 쇠고기(3.7%)와 돼지고기(2.9%)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지난해 작황이 좋았던 당근(-46.2%), 무(-34.5%), 배(-24.5%), 배추(-18.1%) 등은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다. 품목별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 등락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서민 가계부를 위협하고 있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고추장(18.1%)과 오징어채(20.7%), 초콜릿(16.6%) 등의 오름폭이 컸다.

외식 물가는 조사 대상 39개 품목 모두 가격이 올랐다. 자장면(5.4%), 김밥(4.2%), 떡볶이(4.0%)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분식류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갈비탕(3.9%), 비빔밥(3.6%), 김치찌개백반(3.6%) 등 점심 메뉴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직장인 점심값인 구내식당 식사비마저 3.4% 상승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서 시민이 한식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정부, 설 성수품 공급 늘리고 할인 확대…李대통령 "담합 엄단·TF 가동" 지시
지표와 체감 물가 간 괴리가 좁혀지지 않자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지난 3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1월 소비자물가가 2%로 안정됐지만 일부 먹거리 품목 강세가 여전해 서민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앞서 발표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설 민생안정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16대 성수품을 평시 대비 50% 확대 공급하고, 농수산물 비축 물량을 과감하게 방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9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수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가격 강세를 보이는 달걀은 미국산 신선란 224만 개를 긴급 수입해 설 전에 전량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의 물가 관리 노력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도 5일(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유통 구조의 왜곡과 담합 의혹을 지적하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밀값이 폭락해도 빵값은 오르고, 솟값은 떨어져도 고깃값은 요지부동"이라며 "독과점을 악용해 고물가를 강요하는 행위는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물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태스크포스(TF)가 있으면 어떨까 한다"며 범정부 TF 구성을 지시했다. 또한 "정책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가격조정 명령제도 활용도 검토하라"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들은 실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전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최대 6%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곰표' 브랜드로 알려진 대한제분도 지난 1일부터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인하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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