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딴 지정학적 긴장 고조, 자본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투자자들의 경계심 강화 신호가 나타나는 가운데 비트코인 하락세도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자산들은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때 전통 자산보다 더 큰 폭으로 출렁이는 경향이 있었다.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가상자산은 투자 심리와 유동성 변화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시장이 위험회피 국면으로 돌아설 때 위험 선호도 변화에 더 민감해서다.
이렇다 보니 최근의 비트코인 하락세는 비트코인을 보유한다는 것 자체가 숙명적으로 높은 변동성과 함께 가야하는 일이라는 걸 상기시키고 있다. 그 만큼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진 않다. 우선은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가상자산을 왜 보유하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투자자 개인의 전체 재무 계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본인이 실제로 얼마나 큰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일단 비트코인의 전망을 믿고 이를 장기적으로 보유할 계획을 가진 투자자라면,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베리 글래스먼 글래스먼 웰스서비스 창업주 겸 대표는 과거에도 비트코인은 큰 폭의 하락을 겪은 적이 많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22년 11월에도 비트코인은 1년 만에 6만5500달러에서 1만6360달러까지 75% 추락했지만, 이후 회복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의견으로는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 전망에 낙관적인 투자자라면 이번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고 있다는 더글러스 보네파스 본 파이드 웰스 공동 창업주는 “비트코인에서 변동성은 버그가 아니라 그 자체로 기능(feature)”이라며, “비트코인을 단기 매매가 아닌 장기적인 가치저장수단으로 보는 위험 감내도가 높은 투자자들에게는 포트폴리오에서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급락이 반드시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한다는 장기 논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을 ‘장기 기회가 있는 정당한 자산군’이라고 믿고 보유하기 시작했다면, 이번 하락으로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인재무설계사(CFP)인 캐럴린 맥클래너핸 라이프 플래닝 파트너스 창업주 역시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샀던 투자자라면 ‘오늘 비트코인을 새로 산다면 살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본 뒤 ‘그래, 오늘도 살 거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저가 매수를 더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보유분을 매도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저가 매수를 해서 물타기를 한다 해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 비중을 5% 넘겨 보유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지금 매수할지, 매도할지보다는 애초에 투자할 때부터 자신만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아이보르 존슨 델랜시 웰스 매니지먼트 창업주는 자신의 고객이 가진 비트코인을 목표치인 8만달러대 처분해 수익을 확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아무리 투자 비중이 적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을 언제 사고, 언제 팔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할 투자 프로세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트코인은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장기 보유한다고 해서 이자나 배당 같은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지 않는 만큼 스스로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견딜 의지나 여력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도 조언하고 있다.
베레드 프랭크 스택웰스(StackWealth) 창업주는 이번 급격한 변동이 “비트코인이 개인의 재무 계획에 필수적이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면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상자산은 분산 포트폴리오의 작은 일부로, 잃어도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만 의미가 있다”며 “주식, 채권, 비상자금을 비트코인 투자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윳돈이 아니라면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설령 투자한다 해도 가상자산을 분산 포트폴리오의 작은 일부로 유지할 것을 권한다. 그는 “재무 기반이 탄탄하고 위험 감내도가 높은 투자자라면 1~5% 수준의 비중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하락장은 가상자산의 역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불확실성을 드러낼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