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6.2.6 / © 뉴스1 윤일지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탄 한국 경제가 지난해 1230억 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를 내며 10년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를 80억 달러나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올해는 흑자 규모가 13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한은 11월 전망보다 80억 달러 늘어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1230억 5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흑자 규모다. 기존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이었던 2015년 실적(1051억 2000만 달러)을 10년 만에 경신했다.
흑자는 수출이 주도했다. 상품수지는 1380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수출이 7189억 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수입은 5808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과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000억 달러를 상회했던 2015년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27일 경제 전망에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150억 달러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전망 시점에는 경상수지가 10월분까지만 집계돼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11~12월 두 달 사이 한은의 전망보다 약 80억 달러의 추가 흑자가 발생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11월 당시에도 12월 실적을 좋게 봤지만 그것보다 좀 더 좋게 나온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봐서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9 / © 뉴스1 김영운 기자
"올해 1300억 달러, 더 좋다"…반도체 훈풍 속 '미국발 관세'가 변수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경상수지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3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경상수지 흑자 폭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은의 전망보다 전체적인 흑자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김 국장은 "경상수지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상품수지인데, 우리는 경상수지 구조상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흑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서비스수지는 적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품수지의 반도체 호조세, 수입에서는 유가 안정세만 지속되면 지금의 좋은 상황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본원수지 부문에서는 대외순자산이 늘어나면서 투자수지 등 플러스요인이 작용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비슷한 흐름이 유지되면 경상수지 확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는데, 그게 얼마인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도 반도체가 슈퍼사이클로 가는 만큼,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며 "당국의 예상과 크게 오차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변동성,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대미 무역수지 감소 등은 하방 요인이 될 전망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고, 러시아의 에너지 통제, 미국의 중국 제재 유지 여부 등의 변수가 있다"며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 요인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수출 여건이 사실 관세 등으로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그것을 다 뛰어넘을 만큼 반도체가 만회했다"며 "위험 요인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이슈인데,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 반도체와 관련 제품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r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