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과열 조정 뒤 반전…다우 5만선 돌파·비트코인 7만달러 회복[월스트리트in]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7일, 오전 07:1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을 둘러싼 기술주 급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만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50% 폭락한 뒤 급등했고, 은과 금 가격도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활짝 웃고 있다. (사진=AFP)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47% 뛴 5만115.6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7% 오른 6932.30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지수도 2.18% 상승한 2만3031.21에 장을 마쳤다.

이번 반등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 우려로 촉발된 기술주 급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재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엔비디아·아마존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를 예고하면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졌으나, 과도한 매도였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매수세가 살아났다.

엔비디아(8.1%)와 브로드컴(7.1%) 등 반도체주는 이날 급등했고, 소프트웨어 종목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확장 테크-소프트웨어 ETF(IGV)도 3.3% 상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을 2000억달러로 제시한 아마존은 5.6%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 초에는 지난해 초 딥시크(DeepSeek)의 AI 모델이 공개됐을 당시와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다. 앤스로픽의 새로운 자동화 도구가 기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에 소프트웨어, 금융서비스, 자산운용 업종 전반에 매도세를 촉발했고, 이는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과도한 레버리지 해소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케니 폴카리는 “내 견해로는 이번 조정은 과도하다”며 “지금은 침착함을 유지해야 할 순간이지, 공황에 빠질 때가 아니다. 장기 투자자에게는 지금이 바로 쇼핑할 때다. 많은 자산이 세일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은 이번 주 초 나타난 감정적인 디레버리징 매도세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정상적이고 건강한 조정 과정”이라고 평가하며 “나무는 하늘까지 자라지 않는다”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경제 여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이번 주 고용시장의 불안 신호에도 불구하고, 이날 발표된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약 400개 종목이 상승했고, 시가총액 가중을 제거한 동일가중 S&P500 지수와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3.6% 급등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다우지수 5만선 돌파를 단순한 ‘축하 이벤트’가 아닌 시장 체질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의 지나 볼빈은 “높은 금리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이 적응해 왔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며 “2026년은 연준보다는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I 산업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빅테크 4곳(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의 2026년 예상 자본지출은 약 6500억달러에 달한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올해만 해도 관련 인프라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에는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기술주 급락이 ‘테크 붕괴’의 시작일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밀러 타박의 맷 말리는 “오늘 시장이 어떻게 마감하든, 소프트웨어 기업과 AI 산업의 수익성을 둘러싼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1~2주 내 기술주가 다시 의미 있게 밀릴 경우, 해당 섹터에는 여전히 상당한 위험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사진=AFP)
◇비트코인, 붕괴 위기 넘기고 7만달러선 회복

가상자산 시장도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전날 급락 이후 12% 가까이 뛰며 다시 7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전날 한때 6만1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크립토 패닉’ 양상을 보였으나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한때 7만1450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24시간 전 대비 11% 이상 급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장중 6만달러선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밀리며 16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한 뒤 급반등했다. 전날 하루에만 약 15% 급락했으나, 지난해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12만6000달러 이상) 대비 50% 이상 하락한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상승률은 2023년 3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폭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반등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전반이 안정을 되찾은 흐름과 맞물려 나타났다.

스코샤뱅크의 숀 오즈번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이번 주 내내 압박을 받았던 위험자산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하루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추세적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옵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한 하방 베팅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분산형 옵션 플랫폼 더라이브(Derive)에 따르면 2월 27일 만기 옵션 가운데 6만달러와 5만달러 행사가에 매도 포지션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라이브의 숀 도슨 리서치 총괄은 “하방 위험에 대한 수요가 극단적으로 높다”며 “장기적 펀더멘털이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더 낮아질 가능성을 옵션 시장이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도 이날 10% 넘게 반등하며 2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초 4조3000억달러를 정점으로 약 2조달러가 증발한 상태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조달러 이상이 사라졌다고 코인게코는 집계했다.

독일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1월 한 달 동안 30억달러 이상이 순유출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70억달러, 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XTB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2월 들어 주식시장 전반의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회복한 것이 의미 있는 신호가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채금리 오르고 달러 약세…국제유가 소폭 상승

채권시장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2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9bp(1bp=0.01%포인트) 오른 3.502%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16% 하락한 97.66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 속에 소폭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6달러(0.41%) 오른 63.55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하는 협상을 8개월 만에 재개하면서 중동 긴장이 일부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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