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속도전…‘이 법안’에 쏠린 시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7일, 오전 08:3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안을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금융 편입을 위한 가장 진전된 2단계 입법안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나왔다. 이용자 보호 중심 규제를 넘어 비트코인 현물 ETF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정면으로 다루며 자본시장과의 통합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신경희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이미 형성됐다”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다수의 기본법안은 보호 중심 규제를 넘어 제도권 금융과의 통합을 모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국회에는 민병덕·이강일·김재섭·최보윤·박상혁 의원안 등 총 5건의 디지털자산 기본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 가운데 신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24일 발의된 박상혁 의원의 ‘디지털자산의 시장 및 산업에 관한 법률안’을 가장 진전된 형태의 2단계 입법안으로 꼽았다. 기존 이용자 보호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자본시장과의 정합성, 금융상품으로서의 법적 지위 부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다.

박상혁 의원안의 핵심은 디지털자산을 자본시장법상 ‘일반상품 기초자산’으로 간주하는 특칙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으로 차단돼 온 비트코인 현물 ETF와 디지털자산 기반 장내 파생상품 거래에 법적 근거를 부여하는 유일한 법안이다. 이는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명확한 입법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구조도 보다 세분화했다. 원화마켓은 ‘디지털자산 매매시장’, 코인마켓은 ‘디지털자산 교환시장’으로 구분하고, 거래지원업자가 운영하는 ‘디지털자산 기반 파생상품시장’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시장 유형별로 시세조종 규율 체계를 달리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업권 규제 역시 전통 금융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디지털자산업을 9개 유형으로 세분화하고, 위험도에 따라 인가제와 등록제로 이원화했다. 특히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사업자만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전담중개업(프라임 브로커리지)’을 신설해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유도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율은 한층 더 엄격하다. 박상혁 의원안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고, 지급수단·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인정했다. 발행인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하며, 발행 가치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현금·요구불예금·국채 등 고유동성 안전자산으로만 보유하도록 했다. 준비자산은 고유재산과 분리해 신탁·예치하고, 월별 공시와 연 1회 외부감사를 의무화했다. 보유자는 언제든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발행인은 3~10영업일 내 상환해야 한다.

감독 체계는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설계됐다. 별도의 협회 법정화나 한국은행 공동검사권은 두지 않고, 금융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통해 정책 자문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신 연구원은 “논쟁적인 기구 신설을 배제하고 실질적 감독 권한을 금융위에 집중시킨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각 법안은 큰 방향에서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정의와 거버넌스 설계 등에서 차이가 크다”며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자본시장법·전자금융거래법 간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입법 이후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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