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은행 돈으로 '부동산' 샀다…"펀드 운용, 책임성 갖고 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7일, 오전 09:01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지난 10년간 급증한 국내 기업대출이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에 집중됐으며,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건설·부동산업권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생산적금융이라는 기조 하에 기업 혁신 부문으로 자금 공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기업 혁신 분야의 리스크 관리 여건을 개선하고 기대수익을 높이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6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기업대출의 생산적 금융 기여 분석과 관련 시사점’ 논단에 따르면 지난 10년(2015년~2024년) 동안 급증한 국내 기업대출은 산업군별로는 건설·부동산업, 기업규모로는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기업들은 금융권 차입을 통해 부동산 자산 형성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기업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110.6%로 글로벌 평균인 89.5%를 20%포인트(p) 이상 상회한다. 산업군별 기업대출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건설·부동산업은 2015년 22.7%에서 2024년 32.4%를 차지했다. 반면 제조업은 37%에서 27.1%로 급감했다.

신 연구위원은 “팬데믹 위기 이후 일반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관련 업종 및 부동산자산 형성을 위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크게 증가하며 동 산업군 및 자산군에서 자원배분 비효율성이 크게 확대되고 산업 전반의 생산성 하락으로 연결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즉 금융 레버리지를 동원한 기업의 자금 활용이 생산성과는 무관한 부동산 부문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의 자금중개기능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선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 혁신 부문으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위험가중치(RW) 조정이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RW를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에 대한 대출 RW는 50~150%, 지분투자 RW는 250~400%로 주담대 RW에 비해 최대 20% 이상이 된다. 기업대출 및 지분투자 RW의 조정 없이는 혁신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 연구위원은 또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 오랜 기간 축적된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정보와 M&A 자문역량을 보유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기업 M&A, 기업구조조정 전략 수립, 거래 성사, 다양한 자금공급수단 제공 등 핵심적 역할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할 때에도 투명성, 혁신성, 책임성을 갖고 투자결정과 사후관리를 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신 연구위원은 “투자 목표치 목표 달성에만 치중할 경우 엄정한 사업성 심사가 결여되거나 기존 한계기업의 연명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