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블록체인 기반 금융기술 스타트업 눈21(Noone21) 박재현 대표는 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2,000 BTC의 경고: 빗썸 사태가 폭로한 대한민국 가상자산 시장의 민낯’ 제목의 글에서 “이번 사고는 국내 거래소들의 기술적 나태함, 규제 당국의 방관,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된 산업의 현실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포항공대에서 전산 분야를 전공하고, 삼성전자에서 삼성페이 등을 개발한 IT 전문가다. 디지털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 대표를 맡기도 했다.
박재현 눈21(Noone21) 대표는 이제는 대관이 아닌 기술로, 독점이 아닌 혁신으로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포항공대 석사(객체지향 데이터베이스) △현대전자 선임연구원 △현대정보기술 책임연구원 △에이젠텍 대표이사 △와이즈프리 대표이사 △씽크프리 CTO(상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이사 △SK텔레콤 전무이사 △람다256 대표.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사고 당시 비트코인 1개당 98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지급 규모는 약 60조7600억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비트코인 2490개(2440억원)가 지급된 것이다. 빗썸은 이를 입력 실수에 따른 오지급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박 대표는 이번 사고를 기술, 경제, 규제 관점에서 분석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리스크 관리가 배제됐다는 점”이라며 “기술적 부재로 금융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관련해 박 대표는 “전통 금융권에서는 평소 거래 패턴을 벗어나는 거액의 자산 이동이 감지되면 시스템이 즉각 ‘자동 셧다운’ 된다”며 “그러나 빗썸은 초유의 거액이 매핑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차단할 ‘이상치 감지(Outlier Detection)’와 ‘자동 중단 트리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 공학적 안전장치인 서킷 브레이커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박 대표는 “수천 개의 비트코인이 이벤트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즉시 유출 가능한 ‘핫월렛(Hot Wallet)’ 수준에서 관리됐다는 것은 자산 분리 보관(Asset Segregation) 및 승인 절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 설계의 근본적인 리스크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다.
6일 오후 7시30분 이후 매도 물량이 나오면 빗썸 내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거래소 시세(9800만원대)보다 17%가량 낮은 8110만원까지 급락했다. (사진=빗썸)
박 대표는 “현재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인력 구조와 예산 배정은 기술 개발이나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보다 규제 대응과 라이선스 유지를 위한 대관 업무에 치중돼 있다”며 대관 중심 경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가제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거래소들은 ‘더 나은 기술’로 경쟁하기보다 ‘사업권 수호’와 ‘수수료 수익 극대화’라는 안일한 지대 추구(Rent-seeking) 모델에 안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자체 메인넷인 ‘Base’ 체인을 통해 온체인 생태계를 리드하고 다양한 디지털 자산 비지니스를 개척하는 코인베이스와 달리, 국내 거래소들은 해외 알트코인을 유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통행세 모델’에 머물러 있다”며 “국내 프로젝트 육성에는 인색하면서 수수료 수익에만 급급한 역차별적 행태는 결국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광화문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박 대표는 “(금융당국은)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자들의 혁신체인 닥사(DAXA)를 통한 자율 규제에 의존함으로써, 오히려 혁신적인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을 막고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어 그는 “국내 거래소들이 기술 투자를 외면하고 대관에만 열을 올린다면 역설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거래소의 국내 진입을 적극 허용해야 한다”며 시장 개방을 통한 경쟁 촉진을 제안했다.
그는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공시와 자동화된 보상 규정을 명문화 해야 한다”며 “거래소의 실수가 이용자의 피해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투명한 보상 체계와 거버넌스를 언급했다.
그는 “(웹3는) 견고한 기술 인프라와 투명한 운영 체계 위에 세워진다”며 “이제는 ‘대관’이 아닌 ‘기술’로, ‘독점’이 아닌 ‘혁신’으로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