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110% 피해 보상·1000억 펀드”…당국, 전 거래소 점검(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7일, 오후 10:0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디지털자산거래소 빗썸이 보유 자산을 초과한 60조원대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한 가운데, 빗썸이 투자자 피해구제전담반을 설치하고 고객 보상을 추진한다. 1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도 조성한다.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전체 코인거래소 점검, 제도개선 등을 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보유 자산을 초과한 비트코인이 거래된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을 촉구했다.

빗썸은 이번 사고 시간대 매도 거래 중 사고의 영향으로 저가 매도한 고객에게는 ‘매도 차액 전액과 10% 추가 보상(110%)’을 지급한다고 7일 밝혔다. 해당 시간대 빗썸에 접속한 모든 고객에게 2만원 상당의 보상을 제공하고, 일주일간 전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0%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유사 사고에 대비한 1000억 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도 조성한다.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고객 보호가 가능하도록 해당 재원을 별도 예치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빗썸. (사진=뉴스1)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695명에게 1인당 2000원~5만원씩 리워드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날 오후 7시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 결과 랜덤박스를 오픈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사고 당시 비트코인 1개당 98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지급 규모는 약 60조7600억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비트코인 2490개(2440억원)가 지급된 것이다. 빗썸은 이를 입력 실수에 따른 오지급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이같은 오지급 사고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 주도하에 ‘전사 위기관리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투자자 피해구제전담반’도 설치한다. ‘임시 이사회 개회 및 보고’를 통해 사고 경과와 조치 현황을 공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포함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의결해 이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빗썸은 사고 재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시스템과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벤트 및 회사 정책에 의한 지급 실행 시 고객과 회사 자산을 상호 검증하는 자산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고, 고객 자산 이동 및 리워드 지급 과정에 2단계 이상의 결재가 실행되는 다중 결재 프로세스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한 비정상적인 거래나 수치가 감지될 경우 즉시 거래를 차단하는 이상 거래 탐지 및 자동 차단 인공지능(AI) 시스템(세이프 가드)‘을 24시간 가동할 예정이다. 글로벌 보안 전문 기관을 통한 외부 시스템 정밀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6일 오후 7시30분 이후 매도 물량이 나오면 빗썸 내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거래소 시세(9800만원대)보다 17%가량 낮은 8110만원까지 급락했다. (사진=빗썸)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FIU) 및 이재원 빗썸 대표 등과 함께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위는 FIU·금감원·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이번 사태 후속조치를 위한 긴급대응반을 구성했다.

긴급대응반은 빗썸을 점검한 뒤 다른 거래소를 대상으로도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과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점검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금감원이 즉시 현장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당국은 필요한 경우 거래소가 보유 가상자산 현황을 밀착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도 강구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위는 현재 정부안을 마련 중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연계해 제도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외부기관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점검받도록 하고, 전산사고 등으로 이용자 피해가 생기면 가상자산사업자의 무과실 책임을 규정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도 이날 오전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긴급 대응회의를 연 뒤 곧바로 현장 점검반을 급파했다. 점검반은 현장에서 사고 경위와 빗썸의 이용자 보호조치,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의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외형적 성장보다 고객의 신뢰와 안심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더욱 안전한 거래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의 취약성과 리스크가 노출된 사례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금감원에 이용자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빗썸의 신속한 피해보상 조치 이행을 모니터링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전문가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xCrypton) 대표(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는 7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유 자산을 초과해 코인을 지급한 것은 크리티컬한 문제”라며 “일시적인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부터 의도적으로 작동 안 되게 방치했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 전문가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이번 빗썸 사고는 단순한 직원의 휴먼 에러를 넘어 코인거래소 시스템 자체가 붕괴된 사건”이라며 “장부를 조작해 보유하지 않은 유령 코인이 장부상 존재하거나,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까지 함께 거래소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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