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도 '부동산'에 쏠렸네…첨단산업으로 이동 가능할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8일, 오후 06:20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 대출의 상당부분이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에 집중됐으며, 이들 대부분이 건설·부동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도 부동산분야에 쏠려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금융이란 기조 아래,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금을 기업 혁신 부문으로 대거 이동시키려는 정책이 성공하려면, 기업 대출 내에서도 생산성 낮은 건설·부동산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첨단산업 분야로 자금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 110.6%

6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기업대출의 생산적 금융 기여 분석과 관련 시사점’ 논단에 따르면 지난 10년(2015년~2024년) 동안 급증한 국내 기업대출은 산업군별로는 건설·부동산업, 기업규모로는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기업들은 금융권 차입을 통해 부동산 자산 형성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명목 GDP(국내총생산) 대비 기업신용(기업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110.6%로 글로벌 평균인 89.5%를 20%포인트(p) 이상 상회한다. 산업군별 기업대출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건설·부동산업은 2015년 22.7%에서 2024년 32.4%를 차지했다. 반면 제조업은 37%에서 27.1%로 급감했다. 기업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대출·회사채·정부융자 등 기업이 빌린 총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부채 의존도를 보여준다.

신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이후 부동산 관련 업종의 생산성이 크게 낮아진 상황인데, 국내 기업들은 금융권 차입을 통해 상대적으로 생산활동과 연관성이 낮은 부동산자산 형성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기업대출 위험가중치 완화해야 ”

신 연구위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의 자금중개기능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선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 혁신 부문으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위험가중치(RW)를 조정하는 방법이 꼽힌다. 정부는 올해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RW를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에 대한 대출시 RW는 50~150%, 지분투자 RW는 250~400%로 주담대에 비해 대출은 최소 2.5배, 최대 7.5배, 지분투자는 20배의 자기자본 효율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은행 입장에선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기업대출이 훨씬 많은 자본을 소모하는 구조다. 기업대출 및 지분투자 RW의 조정 없이는 혁신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 연구위원은 또 생산적금융의 선순환을 위해선 투입한 자금에 대한 여러 회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금융사가 적정시점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다양한 출구전략이 있어야 모험자본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 즉 자금의 조기 회수를 통한 새 투자 기회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외에도 그는 “오랜 기간 축적된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정보, 인수&합병(M&A) 자문역량을 보유한 금융회사들이 기업 M&A, 기업구조조정 전략 수립, 거래 성사, 다양한 자금공급수단 제공 등 핵심적 역할 수행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금융회사가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할 때에도 투자 목표 달성에만 치중하렉 아니라, 투자결정과 사후관리를 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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