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업계에서는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원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집중된 만큼, 대기업을 포함한 보다 실질적인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시는 남구 지역의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신청을 위한 서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최종 검토를 거쳐 조만간 산업통상부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울산광역시)
◇ 지역 경제까지 침체…국내 석화산단 모두 ‘위기지역’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은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지역 내 대규모 휴·폐업과 실직이 우려되는 곳을 정부가 사전에 지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지자체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산업부는 외부 전문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의 현장 실사와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우대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도 강화된다. 정책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에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에 우대보증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는 석유화학 침체로 지역경제 전반에 피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 6개사(롯데케미칼, LG화학 석유화학 부문,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부문,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에쓰오일 석유화학 부문,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은 1조6502억원에 달한다. 1년 전 합산 손실액(6144억원)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런 업황 악화에 대응해 정부는 전남 여수·충남 서산(석유화학), 경북 포항·전남 광양(철강) 등을 잇달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왔다.
국내에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가 있는 주요 지역 가운데 울산만 아직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현행 기준상 지정 요건은 지역 주력 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또는 사업장 수가 전년·전전년 동월 대비 5% 이상 감소한 상태가 3개월 연속 지속돼야 한다. 울산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데다, 석유화학 외에도 자동차·조선 등 다른 주력 산업이 상대적으로 건재해 여수·서산 등 타지역만큼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4차례에 걸쳐 산업통상자원부와 컨설팅을 진행하며, 정량적 요건 대신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한 정성적 평가 방식으로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석유화학 산단이 밀집한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2023년 이후 주요 석유화학 기업 14곳의 공장 가동률과 영업이익률 전수조사, 지역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 제출할 계획이다
실제로 주요 경기 지표도 대부분 침체를 보이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흑자를 기록한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며 “실질적인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울산 남구를 고용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6개월간 고용유지지원금, 직업훈련,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 대기업은 지원서 제외…전력기금 감면 등 필요
다만 업계에서는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지원책 대부분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집중돼 있어 정작 지역 경제의 중심축인 대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기요금 부담은 업계 전반의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석유화학 공정 특성상 전력 사용량이 막대한 만큼,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지 않으면 구조적인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산업위기지역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에 포함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전력기금은 사용자가 전기요금의 2.7%를 부담하는 구조로, 요율을 직접 인하하지 않더라도 감면을 통해 우회적인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 국회에서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며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과 협력업체, 지역 상권까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대기업을 포함한 보다 폭넓은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