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만원 주려다 비트코인 60조 지급…구멍 뚫린 코인거래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8일, 오후 06:37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내 2위 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유령 비트코인` 62만개(시가 약 60조원)가 잘못 지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금융당국과 여당은 이번 사태를 단순 실수가 아닌 거래소의 관리시스템과 내부통제에 중대한 결함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재발방지 대책 논의를 시작한다. 입법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상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도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8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저녁 랜덤박스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했다. 잘못 지급한 코인 개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자체 보유한 175개를 3500배나 넘으며, 고객들이 빗썸에 맡겨둔 코인 4만2619개까지 다 합쳐도 갚지 못하는 규모다.

20분쯤 뒤 사고를 인지한 빗썸은 출금을 차단해 오지급한 비트코인 중 99.7%에 해당하는 61만8212개를 회수했지만, 다른 거래소를 통해 이미 매도된 125개(123억원)는 회수하지 못했다. 일단 빗썸은 회사 보유자산을 투입해 매도 물량을 메웠고, 저가 매도로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해 110% 보상하는 한편 1000억원 규모로 고객보호펀드도 조성하는 등 보상 대책을 내놨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이번주 중 만나 빗썸 사고 후속대책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
한 시민이 8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앞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앞서 사고 다음날인 7일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이재원 빗썸 대표를 불러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국은 빗썸을 우선 점검한 뒤 두나무(업비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다른 거래소로 조사 범위를 넓혀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과 내부통제시스템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조사의 핵심은 ‘빗썸이 실제로 보유하지 않았던 비트코인 62만개를 어떻게 지급할 수 있었는지’다. 코인 수량과 무관하게 전산 장부 상 숫자만 바꿔 거래가 이뤄지는 장부거래 구조 문제, 이중·삼중의 안전장치 없이 한 번의 승인만으로 결제가 가능했던 허술한 내부통제가 도마에 오른다. 거래소 전수조사에서 과거 유사한 사례가 확인될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이번 사고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상 코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겠다는 금융위 계획에 힘이 실리게 됐다. 금융위는 이를 법안에 반영할 계획이며, 설령 여당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정부 단독 입법으로 관철시키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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