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앞에서 열린 ‘코엑스 리모델링 과정 중 무역협회의 독선적인 행보에 대한 규탄대회’ 참가자들 (사진=김명상 기자)
9일 오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앞, 코엑스 리뉴얼 공사에 반대하는 전시·마이스 업계 관계자들의 구호가 찬바람을 가르며 이어졌다. .현장에는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한국마이스협회, 한국전시서비스협회, 한국전시디자인협회 등 주요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한국무역협회가 산업 당사자들과 단 한 차례의 기술 협의 없이 전시장 60% 폐쇄를 결정했다”며 “이는 업계 전반의 공백과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둘러싸고 한국무역협회와 전시·마이스(MICE) 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코엑스 개관 40주년을 맞아 2027년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1층과 3층 전시장(A·C홀), 2층 더플라츠, 3·4층 콘퍼런스룸 등으로, 전체 전시·회의 면적의 약 60%(5만㎡)가 운영이 중단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시업계는 대체 개최지가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시설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산업 생태계 훼손과 중소기업 수출 마케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참가 단체는 규탄대회애서 “2년 가까운 셧다운은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킨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 참가 단체들은 △전시장 폐쇄를 전제로 한 리뉴얼 계획의 즉각 중단 및 재검토 △전시업계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 △수출·무역 진흥 기능을 우선 반영한 단계적 공사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특히 무역협회가 주최사 및 서비스 업체와 사전 협의 없이 결정을 내렸다며 ‘일방통행식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코엑스는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판로를 개척하는 수출 플랫폼인 만큼, 대책 없는 장기 셧다운은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서원익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회장
과거 사례에 비춰 전면 셧다운 없이도 공사와 전시를 병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표적 사례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아셈(ASEM) 컨벤션센터 및 신관 증축 공사다. 신현대 한국마이스협회장은 당시 물류 통로 확보 문제가 제기됐지만, 가설 복공판 공법 등을 적용해 전시를 정상적으로 운영한 전례가 있음을 예시로 들었다.
신현대 한국마이스협회장은 “코엑스 전시장은 우리 마이스 산업의 터전이자 한국 무역의 전진기지인데, 이를 장기간 셧다운하는 것은 업계 위기를 초래하는 결정”이라며 “안전 확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과 협의 없는 공사 방식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대 한국마이스협회장
협의가 생략된 것과 상생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는 “과거 킨텍스는 전시장 확장 당시 주최자들을 모아 설득했지만, 무역협회는 단 한 번의 상의도 없이 일방 통보를 했다”며 “우리는 전시 플랫폼을 만들어 온 파트너이지, 무역협회의 ‘을’이나 힘없는 세입자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과의 논의를 통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승훈 한국전시주최자협회 명예회장은 “코엑스 셧다운은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여야 정치권과 공식 논의 테이블을 구성할 것”이라며 “업계를 무시한 일방적인 셧다운을 추진한 무역협회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규탄을 넘어 ‘연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되지 않아야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박병호 서울메쎄 대표는 “코엑스와 킨텍스의 전시장 배정 신청 공문이 올 때 개별 대응하지 말고, 주최자협회를 중심으로 ‘배정 신청 연기’를 공식 요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안전 확보와 구조 개선, 시설 확충을 위해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킨텍스 제3전시장 완공 시점인 2028년 11월 이후로 공사를 연기하거나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며 공동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앞에서 열린 ‘코엑스 리모델링 과정 중 무역협회의 독선적인 행보에 대한 규탄대회’ 참가자들 (사진=김명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