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셧다운 반대”…거리로 나선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 업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09일, 오후 09:10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앞에서 열린 ‘코엑스 리모델링 과정 중 무역협회의 독선적인 행보에 대한 규탄대회’ 참가자들 (사진=김명상 기자)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전시회는 무역이다. 셧다운이 웬말이냐” “전시회가 멈추면 한국 무역도 멈춰 선다!”

9일 오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앞, 코엑스 리뉴얼 공사에 반대하는 전시·마이스 업계 관계자들의 구호가 찬바람을 가르며 이어졌다. 현장엔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한국마이스협회, 한국전시서비스협회, 한국전시디자인협회 등 전시컨벤션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무역협회가 산업 당사자들과 단 한 차례의 협의 없이 전시장 60% 폐쇄를 결정했다”며 “시장 공백을 초래해 업계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전면 리뉴얼 공사를 둘러싸고 마이스(MICE) 업계 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협회는 코엑스 개관 40주년을 맞아 내년 7월부터 최장 2029년 9월까지 진행하는 리뉴얼 공사를 위해 일부 시설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폐쇄 시설은 1층과 3층 전시장(A·C홀), 2층 더플라츠, 3·4층 콘퍼런스룸 등으로, 전체 전시·회의 면적의 약 60%(5만㎡)에 달한다.

업계는 마땅한 대체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코엑스가 장기간 폐쇄될 경우 산업 생태계 훼손은 물론 중소기업 수출 마케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집회 참가 단체들은 △전시장 폐쇄를 전제로 한 리뉴얼 계획의 즉각 중단 및 재검토 △업계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 △수출·무역 진흥 기능을 우선 반영한 단계적 공사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특히 무역협회가 주최사 및 서비스 업체와 사전 협의 없이 결정을 내렸다며 ‘일방통행식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엑스는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판로를 개척하는 수출 플랫폼인 만큼 대책 없는 장기 셧다운은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서원익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회장
행사의 연속성 훼손과 대안 부재는 업계가 꼽는 가장 큰 문제다. 서원익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회장은 “시설 리뉴얼로 전시 면적이 40% 이하로 줄면 수백 건에 달하는 전시·박람회가 축소·중단되고 중소·벤처기업의 수출·영업 기회도 사라진다”며 “산업 주체를 배제한 장기 폐쇄 결정은 공공기관이 선택해선 안 되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들어 전면 셧다운 없이도 공사 진행과 행사 개최 병행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아셈(ASEM) 컨벤션센터 및 신관 증축 공사다. 신현대 한국마이스협회장은 “당시에도 화물 통로 확보 문제가 있었지만, 임시로 복공판을 설치해 예정된 행사를 정상적으로 개최한 전례가 있다”며 “안전 확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안과 협의 없는 일방적인 공사 추진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대 한국마이스협회장
업계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가 중단될 경우 비즈니스 이벤트로서 인지도와 경쟁력이 크게 손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민제 세계전람 대표는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전시·박람회는 한 번 중단되면 바이어 등 관람객 기억에서 멀어져 경쟁 행사에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다”며 “코엑스 장기 폐쇄로 그동안 애써 쌓아온 전시·박람회의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다른 도시와 국가에 넘겨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전에 충분한 정보 공유나 협의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는 “과거 킨텍스는 전시장 확장 당시 업계를 대상으로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했지만, 무역협회는 단 한 번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업계는 마이스 산업을 함께 이끄는 파트너이지 협회의 ‘을’이나 힘없는 세입자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와의 논의 등 정치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승훈 한국전시주최자협회 명예회장은 “코엑스 셧다운은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여야 정치권과 공식 논의 테이블을 구성할 것”이라며 “업계를 무시한 일방적인 셧다운을 추진한 협회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협회는 안전 확보와 구조 개선, 시설 확충을 위해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킨텍스 3전시장 완공 시점인 2028년 11월 이후로 공사를 연기하거나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공동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앞에서 열린 ‘코엑스 리모델링 과정 중 무역협회의 독선적인 행보에 대한 규탄대회’ 참가자들 (사진=김명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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