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에서는 과거 하나투어가 송객 중심의 전통 패키지 사업자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플랫폼·테마·글로벌 확장을 축으로 지분투자와 협업을 병행하는 사업자로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본업에서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회복한 만큼, 상품 판매를 넘어 '무엇을 붙여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사진=하나투어 제공)
◇온라인 19%→50%…본업 체력 키운 하나투어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테마·플랫폼 관련 영역을 중심으로 한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복수의 딜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 이후 본업 체질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온 하나투어의 전략이 외연 확장 단계로 넘어가며 나타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하나투어가 최근 투자와 M&A에 무게를 싣는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간 회사가 본업에서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 이후 지배구조 재편을 거치며 비용 구조를 다듬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냈다. 핵심은 상담·검색·상품 운영 전반을 사람 중심의 반복 업무 구조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로 바꾼 데 있다.
IMM PE 인수 이후 하나투어는 콜센터 기능을 별도 조직으로 분리하고 상담 데이터를 텍스트화해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상담사별 생산성 지표를 관리하는 등 조직을 탄력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끌어올렸다. 검색 부문에서도 외부 솔루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고도화를 진행했고, 그간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상품 태깅과 데이터 정비 작업 역시 자동화하면서 비용 부담을 줄였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단순 관리 차원을 넘어 의사결정에도 활용되고 있다. 항공 좌석 운용, 블록 좌석과 개별 항공권 간 가격 비교, 인벤토리 방출 시점 등 운영 판단을 데이터 기반으로 돌리면서 내부 효율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에선 이러한 변화가 인력 증원 없이도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실적 턴어라운드와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운영 체계가 바뀌면서 채널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 오프라인 대리점(B2B2C) 중심의 송객 모델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직접 고객 접점을 키우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한때 20%에 못 미치던 온라인 비중이 50%를 넘어선 배경이다.
◇"무엇을 붙여 키울 것인가"의 게임…투자로 글로벌 승부수
본업의 체질 개선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회사 전략의 무게중심도 외연 확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나투어는 전통 패키지와 완전 자유여행 사이의 중간지대를 넓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맞춤형 소규모 여행(우리끼리), 고가 단독·전담 상담 기반의 제우스(Zeus), 프리미엄 패키지 등 세분화된 상품 구조 위에 테마 성격을 더해 수요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 투자와 협업이다. 하나투어는 테마별로 전문성을 가진 사업자에 지분투자로 참여해 2대 주주로 서고, 자사가 보유한 항공·호텔·현지 네트워크와 운영 인프라를 결합해 키우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대형 플랫폼을 통째로 인수하는 방식보다는 특정 수요를 장악한 플레이어를 붙여 군단처럼 확장하는 전략에 가깝다. 자본시장에선 지난해 '클투' 투자에 이어 올해도 추가 투자·제휴가 이어지며 하나투어의 성격이 여행사에서 플랫폼형 여행·레저 투자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전략도 같은 결이다. 하나투어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현지 사업자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지역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싱가포르 및 태국 현지 업체와 법인을 공동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필리핀 중견 여행사와 손잡고 상용·기업 여행 시장을 겨냥한 합작법인도 출범시켰다. 단순 송객 확대를 넘어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를 함께 묶어 한국과 현지 간 양방향 관광 수요를 키우는 이른바 '글로벌 바운드'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하나투어는 단순한 송객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행을 설계하고, 외부 파트너와 함께 시장을 키워가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며 "본업에서 체력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투자와 협업을 통해 성장 축을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