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10년...멈춰버린 기업들 "피해 보상 마련하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후 07:33

[파주(경기)=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공단 중단 10년을 맞아 피해 지원과 남북 경제협력(경협)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정부의 피해 지원 수준이 실제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10일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개성공단기업협회(협회)는 10일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생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공단 중단에 따른 피해 보상, 기업인들의 방북 성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 등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부가 어떠한 정세 속에서도 정상적인 공단 운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던 개성공단이 일방적으로 폐쇄된 지 벌써 10년이 됐다”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공장을 하루아침에 빼앗겼다. 극심한 경영난에 내몰렸고 (공단 입주 기업 중) 현재 30%가 넘는 곳이 이미 휴·폐업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나름의 지원을 해왔다고는 하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기업인 입장에서 그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날로부터 딱 10년 전인 2016년 2월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정부가 입주기업들에 개성공단 중단 사실을 불과 3시간 전에 알린 탓에 공장 설비 등 자산을 챙길 겨를도 없었다. 이후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개성공단에 방문하거나 교류한 적은 없다. 2019년 통일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했지만 북측의 승인이 없어 사실상 무산되기도 했다. 기업인들은 자산 점검뿐만 아니라 공단 재개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방북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피해 규모도 문제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직후 협회가 집계한 소속 회원사의 실제 피해액은 1조 5000억원 이상이다. 정부가 당시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인정한 피해액은 유동자산과 투자자산, 위약금 등을 합쳐 약 7860억원. 하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진 건 5787억원에 그친다. 협회는 정부가 인정한 피해액 중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유동자산 217억원, 투자자산 596억원 등 총 813억원에 대해서만이라도 지원을 마무리 해달라는 입장이다.

공단 폐쇄 이후 사실상 휴업 상태에 놓인 녹색섬유의 박용만 대표는 “제 청춘을 바친 재산 대부분이 그곳(개성공단)에 남아 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성공단 관련 정책이 180도 뒤집어졌다. 그 과정에서 십수억원 손실을 감수하고 서울 공장을 가동하며 버텼지만 2023년 말 대부분의 임직원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더라도 지리적 불안정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남북관계에 따라 다시 중단될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불안정성을 뛰어넘을만한 개성공단의 경제적 이점이 있다고 주장하며 개성공단이 재개되길 희망하고 있다.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한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부담은 공장 부지 값”이라며 “인천 남동공단은 평당 1000만원이라고 하면 개성공단은 15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개성공단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별도의 관세 없이 한국에서 국내 생산품처럼 유통할 수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도 개성공단과 마찬가지로 공장 부지·인건비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다. 관세 문제까지 고려하면 개성공단의 장점이 더 크다는 게 유 회장 설명이다.

한편 이날 현장 기자회견에는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38개 업체 80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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