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태’에 거래소 통제 더 세진다…대주주 지분 제한 힘 실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후 07:00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여당 정책 수장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며 그동안 논란이 된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에도 힘이 실렸다. 정부·여당이 2월 내 법안을 발의하기로 한 가운데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고위당정협의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10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2월 내 발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지배구조의 분산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2월 내 국회 내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입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빗썸은 고객 확보 목적의 이벤트를 진행해 참여 이용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62만개를 잘못 지급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로 가상자산거래소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보고 통제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거래소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부과하고, 가상자산사업자가 외부 기관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점검받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쟁점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이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거래소를 현행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전환할 경우, 거래소의 공공 인프라적 성격이 강화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정 대주주에게 의사결정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유 지분 제한 규정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디지털자산TF에서 산업 위축 등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보이며 논의가 길어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빗썸 사태를 계기로 여당 정책위의장까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를 포함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대주주 지분 제한에 힘이 실렸다.

여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부과 △주기적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점검 의무화 △전산사고 발생 시 가상자산 사업자의 무과실 책임 규정 △대주주적격성 심사 등의 조항을 담을 계획이다.

다만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TF 관계자는 “빗썸 사태와 지배구조 규제는 연관이 없지 않나”라며 “회초리로 때릴 일을 몽둥이로 때리게 되는 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TF와 정책위, 정부 간 이견이 계속될 경우 고위당정협의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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